삼성전자 LCD TV '북미 1등' 뺏겼다

  • 입력 2007년 8월 22일 11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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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북미 시장에서 미국의 무명에 가까운 TV 업체에 LCD TV 판매 점유율 1위 자리를 뺏기는 이변이 발생했다.

22일 외신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4~6월) 북미 LCD TV 시장에서 판매대수 기준으로 미국의 비지오(VIZIO)사에 점유율1위 자리를 내줬다.

디스플레이서치 집계 결과 2분기 삼성전자는 LCD TV 판매 대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53만4100대를 팔아 점유율이 10.7%로 떨어졌지만 비지오는 60만6400대를 판매해 12.1%로 1위로 올라섰다.

업계는 작년까지 업계 5,6위권에 불과했던 비지오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점유율 1위 자리까지 단숨에 차지한 것을 보고 적잖이 놀라고 있다.

아이서플라이는 이에 대해 "미국 시장에서 가장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는 비지오의 공격적인 저가 전략이 미국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32인치 LCD TV의 경우 대형 유통체인점인 베스트 바이에서는 700달러 선에 판매되고 있지만 비지오는 600달러와 650달러에 내놓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지오가 과감한 아웃소싱을 통해 TV 생산을 아시아 하청 업체에 맡기고 마케팅비용을 최소화하는 등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개발 비용이 적은 저가 제품 위주로 승부를 건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비지오가 단순히 많이 팔았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 매출액 기준 점유율에서도 비지오는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했을 때 비지오는 6억720만 달러로 13.1%의 점유율을 기록, 6억1860만 달러 어치를 팔아 13.3%의 점유율을 기록한 1위 삼성전자를 바짝 쫓고 있다.

삼성전자는 북미 LCD TV 시장에서 수량 기준으로는 10% 초반대, 매출액 기준으론 10% 중후반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비지오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점유율이 4~6%대에 머물렀지만 최근 급격히 점유율을 확대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포함한 소니, 샤프 등 메이저 업체들이 북미 시장에서 비지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어떤 전략을 구사할 지 주목된다.

북미 시장은 세계 디지털TV 시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시장이어서 삼성과 소니, 파나소닉 등 메이저 업체들이 격렬히 경쟁하는 전쟁터나 다름없는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지오가 무리한 저가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넓히고 있지만 이익은 크게 내지 못해 영업이익률 등을 보면 여전히 메이저업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3분기(7~9월)에는 어떻게 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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