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3급 김종석 군, 5825m 베이든파월 봉 등정 도전

  • 입력 2007년 8월 2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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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령 히말라야 산맥 베이든파월 봉 등정에 도전하는 김종석 군(오른쪽)과 김영식 대장. 시각장애 3급인 김 군은 지난해엔 뉴질랜드 북섬 최고봉인 루아페후에도 올랐다. 장기우  기자
네팔령 히말라야 산맥 베이든파월 봉 등정에 도전하는 김종석 군(오른쪽)과 김영식 대장. 시각장애 3급인 김 군은 지난해엔 뉴질랜드 북섬 최고봉인 루아페후에도 올랐다. 장기우 기자
“히말라야를 보고 마음속에 담아 올 거예요. 시력을 잃더라도 마음에 새긴 히말라야는 지워지지 않을 거잖아요.”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충북 충주성모학교에 다니는 김종석(18·고1) 군.

시각장애 3급인 김 군은 ‘2007 한국스카우트 베이든파월 봉 청소년 원정대’ 8명의 대원 중 한 사람으로 22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네팔령 히말라야 산맥의 베이든파월 봉(해발 5825m)에 오르기 위해 21일 출국했다.

베이든파월 봉은 세계스카우트연맹 창립 100주년인 올해 네팔 정부가 이 연맹 창시자의 이름을 붙인 봉우리다. 무명봉(無名峰)이던 이 봉우리에 이름이 붙여진 뒤 정상에 도전하는 것은 김 군이 포함된 원정대가 처음이다.

김 군이 히말라야의 고봉 등정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시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시력이 약해진 김 군은 지금 대낮에만 사물의 형체를 간신히 알아볼 정도다. 언제 완전히 시력을 잃을지 예상하기도 어렵다.

시력이 나빠지면서 김 군은 집 안에만 머물며 친구들을 멀리했고 성격도 어두워졌다. 이런 김 군을 다시 밖으로 불러낸 것이 바로 ‘산’이었다.

지난해 한 복지재단이 후원한 ‘2006 청소년 희망 찾기 탐사대’에 참가해 뉴질랜드 북섬 최고봉인 루아페후(해발 2797m) 정상을 밟은 뒤 그는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당시에도 같이 산에 올랐던 청소년 원정대의 김영식(44·충주 칠금중 교사) 대장은 “높은 산을 오르면서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던 종석이가 다른 장애학생을 도우며 격려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군은 이날 비행기에 오르기 전 “쉽지 않은 도전이 되겠지만 만년설을 딛고 ‘눈부신 희망’을 보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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