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민주신당은 그제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선 검증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오충일 대표는 “이명박과 싸우게 된 걸 환영한다. 워낙 의혹이 많아 우리 입이 더러워질까 걱정될 정도”라고 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후보의 의혹은 건드렸지만 ‘꼭지’를 따지 못하더라. 우리라면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꼭지를 따겠다’는 말이 무슨 말인가. 2002년 대선 때처럼 대대적인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후보에게 치명상이라도 주겠다는 것인가.
민주신당이 나서지 않아도 이명박 후보는 본선에서도 검증을 거치게 돼 있다. 국민과 언론이 눈을 부릅뜨고 있다. 명색이 대선에 후보를 내려는 당이라면 상대 후보의 흠을 잡기보다는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을 보여 주는 일에 더 열심이어야 한다. 사실도 아닌 의혹을 부풀려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할 생각이라면 독재정권 시절의 공작정치와 다를 게 없다.
민주신당은 제 얼굴부터 먼저 돌아보기 바란다. 실정(失政)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 두려워 위장폐업하고 신장개업 한 ‘순도 98%’의 ‘도로 열린우리당’이 민주신당이다. 그런 당이 과연 검증을 말할 자격이나 있는지 의문이다. 당 대표인 오충일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 활동을 하며 한때 ‘하나님의 목자(牧者), 민족의 양치기’로 불렸다고 한다. 그런 그가 무슨 연유로 간판만 바꿔 다는 신장개업에 뛰어들게 됐는지, 검증을 해야 한다면 바로 이런 점을 검증해야 한다. ‘뒤집어씌우기 검증’은 2002년 대선 한 번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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