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두터움을 보는 눈

  • 입력 2007년 8월 2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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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형세는 미세하지만 백이 좋아 보인다. 그러나 백과 흑의 간격은 별로 차이가 없다. 전투가 일어날 곳이 별로 없기 때문에 한 수마다 계산을 거듭하며 최선의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

백 104가 크다. 이창호 9단이 국후 이곳을 미리 선수로 처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토로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흑 107도 좋은 수. 하변 흑 대마의 생사에 힘을 실어주면서 좌하귀에 침입하는 수를 노린다.

두터움은 당장 몇 집인지 계산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 가치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창호 9단이 이 방면의 일인자. 두터움의 가치를 정확히 꿰뚫는 혜안이 있어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두터움을 못 보면 실리만 좇게 된다. 큰 곳은 알아도 급한 곳은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그런데 이 9단의 컴퓨터가 고장을 일으킨 것일까. 흑 117은 두터움 대신 실리를 취한 전형적인 실수. 참고도 흑 1로 석 점을 살릴 때 얻을 수 있는 두터움을 외면한 것이다. 이 9단의 최근 부진은 두터움을 보는 눈이 흐려졌기 때문이 아닐까. 백 124까지 흑 석 점을 잡자 백의 우세가 확실해졌다. 111…○, 118…○.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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