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상인 카드 수수료율 인하될 듯

  • 입력 2007년 8월 2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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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이르면 연내에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또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신용카드에 비해 낮아져 수수료율 체계가 이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硏 “대형 가맹점에 비해 근거없이 높아”

자영업자들 반색… 일각선 “시장 논리 무시”

21일 금융감독 당국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금융연구원은 금융감독원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의 원가산정 표준안 보고서에서 영세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내려 대형 가맹점과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금융연구원 보고서는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대형 가맹점보다 높은 것은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카드사가 유지관리비 등의 명목으로 가맹점 수수료 원가에 부당한 비용을 전가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신용카드업계는 영세 가맹점은 결제 금액이 적은 데다 대손비용(외상매출금으로 처리했다가 돈을 못 받고 비용으로 처리되는 것) 가능성이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펴왔다.

이 보고서는 또 직불카드처럼 결제 즉시 대금이 빠져 나가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간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를 이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자금조달 및 대손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177개로 지나치게 세분돼 있는 업종별 수수료율 체계를 선진국 수준으로 단순화해 좀 더 철저한 원가분석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움직임에 대해 자영업자들은 반기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시장논리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경희대 권영준 국제경영학부 교수는 “마케팅과 부가서비스는 치열한 경쟁의 소산인데 이런 것을 규제한다는 것은 경제의 기본 원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여신협회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추면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늘리거나 하는 식으로 다른 사업비로 보충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소비자에게 그 피해가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3일 카드업계와 가맹점 대표, 소비자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지만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폭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금감위는 “이번 용역 결과 나온 원가분석 표준안을 토대로 카드사들이 자체적으로 원가 분석을 한 뒤 수수료율 체계를 조정하게 된다”며 “금융당국이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정치 논리로 풀어야 한다”고 발언한 점을 감안할 때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대한 행정지도나 권고 등의 형식으로 수수료율 인하에 개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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