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따라하기]‘우량주’와 ‘대형주’의 차이

  • 입력 2007년 8월 2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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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훌륭하면서도 비겁한 투자 조언은 다음과 같은 말일 것이다.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세요.”

정말 옳은 말이다. 저평가된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투자전략이라는 사실은 오래전에 증명됐다. 하지만 진정한 우량주란 뭘까.

많은 투자자는 단지 이름이 널리 알려진 대형 업체나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기업의 주식을 우량주라고 착각한다.

이에 대해 피터 린치는 세계 최대 할인점인 월마트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그들은 4달러에 살 수 있는 월마트 주식을 그 회사가 확장일로에 있음에도 아칸소 주 작은 읍에 있는 하찮은 점포이기 때문에 살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들이 월마트 주식을 사게 될 때는 미국의 모든 인구밀집지역으로 점포가 뻗어나가는 시점으로 50명의 분석가가 달려들고 샘 월턴 회장이 ‘피플’지에 픽업트럭을 타고 출근하는 괴짜 억만장자로 기사화되고 있을 즈음이다. 그땐 벌써 그 주식이 40달러를 호가할 것이다.”

회사가 크거나 인기가 있다고, 또 거래량이 많다고 해서 우량주가 아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단순한 대형주일 뿐이다. 유가에 흔들리거나 환율에 춤추고 경기변동에 자유롭지 못한 기업들은 우량주라고 할 수 없다. 수출이 잘되고 이익이 많이 난다고 뽐낼 필요도 없다. 중국이 기침 한번 하면 휘청거릴 기업은 우량주 자격이 없다.

환율이 오르고 원재료 가격이 올라서 가격을 높여도 어쩔 수 없이 살 수밖에 없는 제품,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인상해도 소비자가 반감을 갖지 않는 그런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야말로 진정한 우량주다.

우량주는 현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으며 빚도 적다. 과도한 설비투자 없이 성장할 준비가 돼 있으며 어떤 환경 변화에도 자유로울 수 있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기술과 영역을 갖고 있으며 서두르지도 않고 더디지도 않게 꾸준히 성장한다.

유명 대형주를 우량주로 착각하고 있거나 과거 그런 실수를 범한 투자자들에게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가 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블루칩에 대한 투자는 매입 가격에 상관없이 훌륭한 투자가 된다는 소위 ‘새로운 시대’의 투자 철학은 투자라는 미명하에 널리 퍼진 투기 열풍을 정당화하는 근간이 됐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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