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대 “아무리 찾아봐도 교수시킬 만한 사람이 없더라”

  • 입력 2007년 8월 21일 2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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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가 올해 2학기 신임교수 공채에 응시한 40여 명의 지원자 전원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리며 사상 처음으로 채용을 미뤘다.

김도연 서울대 공대 학장은 21일 "2학기 신임교수들을 다음달 1일자로 채용할 예정이었으나 신임교수 채용 지원자들의 학문적 성취가 부족해 전원 탈락시켰다"고 밝혔다.

서울대 공대는 기계항공공학부, 전기·컴퓨터공학부, 재료공학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조선해양공학과에서 신임교수 7명(기금교수 1명 포함)을 뽑을 예정이었다.

김 학장은 "우수한 이공계 인력들이 국내보다는 해외의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활동하기를 원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매년 신임교수 지원자들의 수준이 떨어지고 있어 좋은 교수를 뽑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는 서류심사에서 채용 예정 인원의 3배수를 걸러내 심층 인터뷰했으나 3년 전부터는 우수한 지원자가 급격히 줄어 채용 인원의 2배수만을 심층 인터뷰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2학기 신임교수 공채에서는 일부 분야의 경우 2배수의 심층 인터뷰 대상자를 선발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학장은 "세계적인 대학이나 연구소들은 '스카웃'이란 단어를 쓸 수 있는 상황이지만 서울대는 그렇지 않다"며 "경직된 인사제도는 물론 자녀 교육이나 주거환경 측면에서도 서울대는 매력적인 직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 성과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인사제도부터 마련해야 우수 인력을 교수로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일 마감된 공대 학장 공모에선 지원서를 낸 8명 모두 서울대 공대 교수였고 외부 지원자는 1명도 없었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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