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인문계 모의논술 해설

  • 입력 2007년 8월 21일 03시 03분


코멘트
◎ 논제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논제 1] 제시문 (가)를 요약하고(150자±30),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났을 때 어떤 현상이 발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아래 제시문들을 모두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시오.(900자±100)

[논제 2] 제시문 (라)에는 계급에 따른 음악별 선호도에 관한 그래프가 나타나 있다. 제시문 (다)와 제시문 (라)에 의거하여 그래프를 분석해 보시오.(700자±100)

■ 학생글

최기훈·서울 동성고등학교 2학년

[논제 1]

①제시문 (가)는 ⓐ첫머리에서는 문명과 문화가 서로 ‘사람의 총체적 생활ⓑ약식’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세계 여러국가 간의 문명이 다를 경우 이런 다른 문명끼리의 충돌은 세계평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그 예로 ⓒ확전으로 치닫을 분쟁지역이 서로 판이한 문명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에서 말하는 서로 판이하게 다른 문명 간의 충돌은 어떤 현상을 ②야기할까? ③이 현상들은 제시문 (나)에 잘 나와있다.

(나)에서는 문명간 충돌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을 세가지로 말하고 있다. 일단 첫째는 저항이다. ④저항이 일어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⑤옛날 봉건 사회의 경우 새로운 문명은 모든 사람들의 ⑥평등을 외쳤고 이 문명은 지배층들에게는 너무 위험한 문명이었다.

이 문명이 피지배층들에게 여파를 미칠 경우 자신들의 지위가 위험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피지배층들에게 ⑦이 문명을 바로 볼 기회를 주지 않고, 비뚤어지게만 보여줘 ⑧지배층과 피지배층 모두가 새로운 문명에 저항을 했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 와서도 문명간 충돌시에는 크건 작건 저항이 있는데 이는 일단 그 문명이 들어옴으로 인해 ⑨손해를 볼 사람들이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이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일때의 태도는 ⑩긍정보다 부정이 앞서고 호기심보다는 두려움이 앞서는 경향이 더 많기 때문이다.

문명간 충돌시 일어나는 두번째 현상은 ‘병존과 부분수용’이 있다. 병존이라는 것은 두개가 모두 함께 존재하는 것이고 부분수용은 이로운 것만 수용하는 것이다. ⑪즉, 저항만큼 새로운 문명을 배척하지는 않지만 완벽하게 그 문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그리고 문명의 모든 ⓓ수해자들이 새로운 문명에 대해 알았을 때 그문명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원래 자신들의 문명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동시대에 있을 때 생기는 현상이다.

이 때는 보통 더 이상 새로운 문명을 무조건 ⑫좋아하지도 배척하지도 않고 각각 나름대로 싫고 좋고의 이유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는 동화와 토착화 현상이다. 이것은 새로운 문명을 완전히 받아들였다고 할 수 있는 상태인데, ⑬옛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새로운 문명과 융합시켜 새로운 것을 만들고 새로운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예전부터 새로운 문화에 살던 사람들처럼 새로운 문명에 익숙하다.

[논제 2]

①글 (라)의 그래프와 표는 직업에 따른 계급별로 선호하는 음악이 다름을 시사하고 있는데, 일단 <표b>의 경우는 바흐의 곡으로써 사람들에게 그렇게 많이 대중화되지 않았으며, 바흐가 귀족이었던만큼 ⓐ귀족풍의 우아하거나 웅장한 곡일 것이다. ②그리고 <표d>의 경우는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곡으로써 중학교때부터 학교에서 가르칠 정도로 대중화 되어있고, 그만큼 구하기도 쉽고 듣기도 쉬운곡으로 알려져있다.

그렇다면 ③이제 이 그래프로 알 수 있는 것이 사회직업에 따른 음악의 선호도인데, 위에 <표a>를 참고 해서 보았을 때 ④바흐의 곡은 대부분 상층계급 또는 지배계급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았고, 요한 스트라우스의 곡은 민중계급의 선호도가 높았다. 이 사실로 우리가 알 수있는 것은 사회계급에 따라서도 서로 즐기는 문화가 다르다는 것이다.

⑤상층계급 그리고 지배계급에 있는 사람들은 대중화되있지 않고 우아함을 뽐내는 바흐의 곡을 들으면서 그 곡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느끼는 자신이 요한 스트라우스의 곡처럼 대중화 되있고 통속화 되어 있는 곡을 들으며 아름다움을 느끼는 민중계급보다 ⑥우월하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느끼며 스스로가 ⑦더 탁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⑧예술의 향유계급의 차이가 사회적 차이를 시사함을 알 수 있다.

■ 첨삭지도

논술은 논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쓰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논제 1의 경우는 (가)를 요약하고 모든 제시문을 활용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해야 하고, 논제 2의 경우는 제시문 (다)와 (라)에 의거하여 그래프를 분석해야 한다. 그런데 최기훈 학생의 답안은 논제 1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드러내지 않고 세 가지 현상에 대해서 단순히 설명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논제 2의 경우는 제시문 (다)와 (라)에 의거한 도표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표현력 측면에서는 너무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동일한 의미의 단어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고 문장이 너무 긴 것도 흠이다. 일일이 첨삭하지는 않았지만 띄어쓰기나 맞춤법이 틀린 표현이 가끔 나오는데 이것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논제 1]

①문장이 너무 길다. 가급적 짧게 쓰는 것이 좋다. 따라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세계 평화에∼’로 두 문장으로 쓰는 것이 좋다. ⓐ‘첫머리에서는’ 삭제. ⓑ양식으로 수정. ⓒ발췌에 가까운 표현이다. 자신의 언어로 바꿔야 한다. ②의 문형이 반드시 금지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문자답식의 표현은 좋지 않다. 질문은 이미 논제에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③이러한 표현을 쓰지 말고 직접 내용을 전개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②의 문장과 ③의 문장은 모두 삭제하는 것이 좋다.

④같은 이유로 삭제. ⑤논리적 구조가 어색한 표현이다. 봉건 사회의 경우 새로운 문명이 무엇을 지칭하는지도 분명하지 않을뿐더러 이 문제에서 말하는 문명의 충돌은 시대적 흐름에 따른 문명의 충돌이 아닌 공간적 차원에서의 서로 다른 문명의 충돌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⑥논거 없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따라서 ‘평등을 외쳤으므로 ∼’로 수정. ⑦‘바로 볼 기회를 주지 않고’와 ‘비뚤어지게 본다’라는 표현의 의미가 불분명하다. 같은 의미를 중복적으로 쓴 것이므로 후자는 삭제.

⑧앞의 내용은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갈등을 일으킨다는 논지였는데, 여기서는 양자가 모두 새로운 문명에 저항했다는 논지로 흐르고 있어 의미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무엇을 분석하는지 초점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⑨논거가 약하다. 손해를 볼 사람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답안에서 둘째, 셋째의 현상은 손해를 볼 사람이 없어야 가능하게 되므로 논리적인 모순이 발생한다. ⑩불필요한 내용이다. ⑪역시 너무 길다. 세 종류의 ‘∼때’가 등장하는데 굳이 다 쓸 필요는 없는 내용이다. ⓓ수혜자로 수정. ⑫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으므로 삭제.

⑬ ‘∼새로운 문화에 익숙한 사람은, ∼새로운 문명에 익숙하다’는 것은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표현이다. 같은 말을 중복하지 않아야 한다. 이 답안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자신의 주장이 잘 드러나지 않은 점이다. 논제를 꼼꼼히 검토하는 것이 좋다.

[논제 2]

①‘∼시사하고 있다. 일단∼’과 같이 짧은 문장으로 쓰는 것이 좋다. ⓐ추측형의 표현은 좋지 않다. ‘∼곡이다’로 수정. ②‘∼왈츠 곡으로서 대중화된 곡으로 알려져 있다’로 수정. ③이미 제시문이나 논제에 주어져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반복할 필요가 없다. ④잘 썼다.

단, 수치를 활용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도표 분석은 가급적 수치를 활용하여 분석하는 것이 좋다. ⑤동어 반복이다. 둘 중 하나는 삭제해도 무방하다. ⑥과 ⑦은 논리적 흐름과 무관하게 같은 의미를 반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⑧‘∼계급에 따른 문화적 취향의 차이가 사람들을 서로 구별 짓고 있음을 알 수 있다’로 수정하는 것이 좋다.

논제 분석

[논제 1]

논제의 요구사항은 크게 ①제시문 (가)를 요약하는 것과 ②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것이다. 그런데 ②의 경우는 구체적인 질문이 있으므로 논의를 이 질문에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주의할 것은 ②의 경우 모든 제시문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논제 2]

요즘 통합교과형 논술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고 있는 도표 분석에 관한 논제다. 도표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시문 (다)와 (라)에 의할 때 그래프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따라서 각 계급의 분파마다 특이하게 나타나는 문화적 성향에 따라 향유하는 문화가 달라지고, 이로 인해 계급에 따른 구별 짓기가 일어난다는 점을 도표와 연결시켜 분석해야 한다. 도표 분석은 가급적 수치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제시문 분석

(가) 사무엘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에서 발췌한 글이다. 헌팅턴은 이 글에서 세계를 7, 8개의 주요 문명으로 나누고 문화적 이질성을 통해 국제 분쟁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세계 강대국은 놀라우리만큼 판이한 문명들에서 유래하고 있으며 정치·경제적 발전의 지배적 양상도 문명마다 다르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확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지적 분쟁은 판이한 문명에 속한 집단이나 국가간의 충돌이라는 것이다.

(나)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서로 다른 문화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의할 점은 이 글 첫 문장에서 말하는 ‘문화 충돌’이라는 표현을 제시문 (가)처럼 ‘문화의 차이로 인한 갈등’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을 ‘저항’, ‘병존과 부분적인 수용’, ‘동화’ 등으로 보고 있다.

(다) 프랑스의 유명한 사회학자인 ‘부르디외’의 주저인 ‘구별 짓기’에서 발췌한 글이다. 여기서는 ‘아비투스’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데, 제시문에 드러난 설명을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아비투스’란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특정한 취향을 갖거나 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기제’를 뜻하는데, 한 단어로는 ‘습속(習俗·folkways)’이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아비투스는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며, 특히 자신을 남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으로서 작동한다. 이는 계급간의 차별화를 불러오거나, 사람들 스스로 계급간 차별화를 시도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라) 글 (다)의 ‘구별 짓기’에서 발췌한 자료다. 우선 표 (d)를 활용하여 그래프 (a), (b), (c)의 세로축에 드러나 있는 각 항목을 세 계급으로 범주화해야 한다. 다음에는 세 음악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제시문 (라)의 앞부분에 나타나 있는 설명을 이용하여 분석한 후 계급과 음악적 취향을 연관시켜 분석해야 한다. 세로축과 가로축에는 모두 숫자가 등장한다.

이는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 수치가 아니라, 가로축의 수치를 세로축에서 더 정확하게 밝혀 주고 있을 뿐이다.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상층계급은 피아노 평균율, 중간계급은 랩소디인블루, 민중계급은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답안에는 구체적인 수치를 나열하며 분석하는 것이 좋다.

이갑식 학림논술연구소 인문계 팀장


■ 다음 주 논제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문제에 답하시오.

Ⅰ. 제시문 (가)를 200자 내외로 요약하시오.

Ⅱ. 제시문 (나)의 논지를 밝히고, 이것을 참고하여 제시문 (다)를 해설하시오.(700자±100)

Ⅲ. (라)의 표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를 설명하시오. 그리고 제시문들을 참고하여 세계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점을 제시하시오. (700자±100)

(가) 세계화는 유사 이래로 인류가 전혀 겪어 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다. (중략) 세계화는 세계가 하나의 마을이 되는 것, 곧 공간적 차원의 지구촌화다. 그 과정은 경제적·윤리적 규범들의 지구적 표준화 과정이기도 하다. (중략) 세계화는 궁극적으로 국경의 철폐를 향해서 나아가는 과정이다. 세계화를 촉진시키는 것은 시장이다. 곧 시장의 압력으로 교역이 전 세계로 확대되는 것이 세계화의 특징적 모습이다. (중략) 지금 이 시점에도 세계화에 저항하는 목소리는 높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한스-페너 마리튼과 하란트 슈만은 자신들이 함께 쓴 ‘세계화의 덫’이라는 책에서 세계화의 귀결을 ‘20 대 80의 사회’로 요약했다. 지금의 추세대로 세계화가 이뤄질 경우, 지구촌 전체에서 오직 20%의 사람들만이 좋은 일자리와 안락한 환경 속에서 자아실현을 할 수 있을 뿐, 그 나머지 80%는 실업자가 되거나 불안정한 일자리에 매달려 거친 음식과 저질의 문화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 그러나 세계화는 피할 수 있는 잔이 아니다. 그것을 일시적 파고로 생각하고 담을 두른다고 해도 그 담은 필연적으로 무너질 것이다. 한국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 자본주의 체제 안에 깊숙이 편입됐고,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세계화의 물결에 견딜 만큼 튼튼한 담을 쌓을 역량이 없기 때문이다.

[고종석, ‘코드 훔치기’]

(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빠른 세계화가 고용 없는 성장과 전통산업 도태라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유엔개발계획(UNDP)이 지적했다. 유엔개발계획은 가난한 이들을 배려하는 ‘인간 관점의 무역’을 강조하고 나섰다. 29일 이 기구가 발표한 ‘아시아·태평양의 인간 개발을 위한 무역 변화’ 보고서를 보면, 세계 무역에서 이 지역 비중은 1970년대 초 13∼14%에서 2000년대 22∼24%로 뛰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 3억3700만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는데, 90년대에는 절반 수준인 1억7600여만 개에 그쳤다. 동아시아의 경우 제조업 산출량이 90년대에 180% 성장하는 동안 고용은 3% 늘었을 뿐이다. 기술집약적 제조업이 수출의 중심이 돼가면서 고용 창출력이 떨어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1990년대 이래 가장 무역 중심적인 모습을 보인 중국이나 싱가포르 등은 실업률의 엄청난 증가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동남아시아의 젊은층 실업률은 17.1%에 이른다. 아태 지역 전체의 경제성장 면에서 무역 증대는 긍정적인 효과를 냈지만, 가난한 나라들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정적 결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2003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평균이 375달러인 남아시아·태평양의 14개 저개발국가들은 무역적자 확대와 그에 따른 외환보유액 고갈에 직면했다. 이 나라들은 2004년 중국에 3억14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는데, 수입은 35억6000만 달러어치로 10배 이상 많았다. 가난한 국가들 안에서도 빈곤층의 생업인 농업은 세계화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있다. 소농 몰락과 함께 식량안보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농업보조금을 받아 가격경쟁력을 갖춘 선진국 농산물이 ‘주범’으로 지목됐다.

[신문 기사, ‘아시아·태평양 무역보고서’]

(다) 어느 놈이 커피 한잔 산다 할 때는 / 뭔가 바라는게 있다는 걸 안다. // 고상하신 양반이 / 부드러운 미소로 내 등을 두드릴 땐 / 내게 무얼 원하는지 안다. // 별스런 대우와 칭찬에 / 허릴 굽신이며 감격해도 / 저들이 내게 무얼 노리는지 안다. // 우리들이 일어설 때 / 노사협조를 되뇌이며 물러서는 / 저 인자한 웃음 뒤의 음모와 칼날을 우리는 안다. // 유식하고 높은 양반들만이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 / 일찌기 세상마다 뒹굴며 / 눈치밥을 익히며 헤아릴 수 없는 배신과 패배 속에 / 세상 살아가는 통박이 생기드만 // 세상엔 빡빡 기는 놈들 위해서 / 신선처럼 너울너울 나는 놈 따로 있어 / 날개 없이 기름바닥 기는 우리야 / 움츠리며 통박을 굴리며 살아가지만 / 통박이 구르다 보면 / 통박끼리 구르고 합쳐지다 보면 / 거대한 통박이 된다고 // 좆도 배운 것 없어도 / 돈날개 칼날개 달고 설치는 놈들이 무엇인지 / 이놈의 세상이 어찌된 세상인지 / 누구를 위한 세상인지 / 우리들 거대한 통박으로 안다. // 쓰라린 눈물과 억압과 패배 속에서 / 거대한 통박으로 구르고 부딪치고 합치면서 / 우리들의 통박은 / 점점 날카롭고 명확하게 / 가다듬어지는 것이다. / 우리들의 통박이 거대한 통박으로 / 하나의 통박으로 뭉쳐지면서 / 노동하는 우리들이 새날을 향하여 / 이놈의 세상을 굴려갈 것이다 // [박노해, ‘통박’]

전세계 나이키 하청 공장수
(상위 12개국)
국가공장 수
중국124
태국73
미국49
인도네시아39
한국35
베트남34
말레이시아33
터키26
스리랑카25
일본22
인도20
멕시코20

(라) 이 보고서에서 나이키는 2003년과 2004년에 569개 해외 하도급공장을 감사한 결과, 일부에서 여전히 노동착취가 자행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전체 공장의 60%는 노동환경 면에서 A와 B등급으로 분류됐지만, 25% 지역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것. 남아시아 공장의 4분의 1 이상에서 신체나 언어 학대가 발견됐으며, 특히 이 지역 공장의 25∼50%에서는 작업 도중 화장실을 못 가게 하거나 물 마시는 것조차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지역 공장의 절반 이상은 노동시간이 주당 60시간을 초과하고 있으며, 전체 공장의 10분의 1 이상에서 초과근무를 거부할 경우 처벌을 받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법적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는 곳도 전체의 2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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