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8월 무더위 열기속 대선후보 선출

  • 입력 2007년 8월 20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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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2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17대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것을 끝으로 1년여 넘게 진행된 대선후보 경선 대장정에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2002년 16대 대선의 투표율과 동일한 70.8%의 높은 투표율이 반증하듯 이날 개표 전대에도 1만5000명의 당원과 대의원이 운집, 열띤 열기속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원희룡 홍준표 의원 등 4명의 후보 중 누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지 숨죽여 지켜봤다.

특히 정오를 넘겨 전날 밤 삼엄한 경비 속에 행사장으로 모아진 248개 투표함이 일제히 열리기 시작하자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측은 경기장 중앙에 위치한 개표석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자기편 참관인이 전해오는 득표 현황에 시시각각 희비가 엇갈리는 표정을 지으며 숨가쁜 개표 드라마를 손에 땀을 쥐며 지켜봤다.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일찌감치 시작된 행사장 주변 경비는 어느 때보다 삼엄했으며, 경선 과정 내내 과열양상을 보이던 지지자들간 '세 싸움'은 이날도 여전했다.

이 전 시장의 장내 입장과 함께 일부 지지자들이 삼엄한 경비를 뚫고 행사장에 들어서자, 박 전 대표측이 격렬히 항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양측은 행사장에서도 지지후보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삼엄한 경비… 몸싸움 여전

사설 경호업체 요원 200여명은 개표가 이뤄지는 행사장 안팎에 배치돼 오전 9시부터 삼엄한 경계를 폈다.

오전 11시경 중앙선관위 관계자들과 개표단 및 참관인이 지정된 문을 통해 입장을 시작하자 문을 지켜선 10여명의 경호원들이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했으며, 대의원의 경우 비표없이는 입장을 하지 못했다.

철통같은 출입 통제로 행사 시작시간을 10분 앞둔 1시50분경에도 행사장의 4분의 1을 채우지 못해 막판 무더기 입장이 이뤄지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공식행사 시작 10분 전인 2시20분경 100여 지지자들의 환영 속에 행사장에 환한 표정으로 입장했으며, 곧이어 이 전 시장이 밝은 표정으로 경기장에 도착했다.

이 전 시장 입장과 함께 '명사랑' 등 지지자들이 경비의 틈을 뚫고 들어서자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 박 전 대표측 지지자들이 가세해 한동안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숨가쁜 개표 드라마

투표지 분류기와 계수기를 이용한 전자개표는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이에 10개 지역별로만 투표 결과를 합산하고 전체 합산은 최종 개표 이후 진행하기로 함에 따라, 전당대회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해졌던 당초 예상과 달리 개표 두시간 만인 오후 2시경부터는 때 이른 중간 집계 결과들이 속속 전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초반에는 박 전 대표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 지역이 집중적으로 개표되며 전체 투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만3000여 표까지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2000여표 앞선다는 보고가 양측 참관인으로부터 흘러나오며 박 전 대표 측에서 먼저 승기를 잡았다는 자신감에 찬 웃음을 보였다.

그러나 곧바로 수도권쪽 표가 개표되며 이 전 시장측이 빠르게 따라잡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이 전 시장측이 '그것보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이어 5-10분 간격으로 '박빙'이라는 전언과 함께 양측에서 엇갈리는 셈법이 연이어 흘러나오며 양측 모두 초긴장의 상태에서 최종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오후 3시경 '현장 집계 결과에서는 박 전 대표가 830여 표 앞서고 여론조사 반영분에서 이 전 시장이 2500여 표 앞서며, 전체적으로 이 전 시장이 1700여 표 정도 신승을 거두었다'는 이야기가 '믿을만한 소식통'을 통해 복수로 전해지면서 마침내 당락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 전 시장측은 결과에 우선 환호하면서도 "현장 투표에서 지고 여론조사에서 이긴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개운치 않은 표정을 지은 반면, 박 전 대표측은 "아직은 결과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실망감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대역전의 기대를 떨쳐버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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