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장학금, 잘 사는 학생들이 더 받아

  • 입력 2007년 8월 20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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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1학년생의 장학금 수혜 실태를 분석한 결과 집안형편이 어려운 학생보다는 잘 사는 가정의 학생이 장학금 혜택을 훨씬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올해 2학기 장학금을 받는 1학년생 1378명의 소득수준과 장학금 수혜 금액을 조사한 결과, 소득 상위 30% 가구의 학생이 전체 장학금 20억1551만6000원 가운데 53.6%인 10억8101만5000원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반면 서울대가 상대적인 저소득층으로 분류해 `맞춤형 장학금'을 주기로 한 소득 하위 60%의 학생은 전체의 40.28%인 8억1198만 원을 받게 됐다.

`맞춤형 장학금'은 서울대가 학생의 경제적 형편과 주거형태 등에 따라 필요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올해 처음 1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도입한 제도다.

서울대는 `맞춤형 장학금' 수여를 위해 학생들이 복지카드에 적어 제출한 건강보험료 납부액에 따라 소득수준을 10분위로 나눴다. 1분위는 최저소득 수준이고 10분위는 최고소득 수준이다.

집계 결과에 따르면 최고소득 수준인 9분위와 10분위 가구 출신 학생들의 장학금 수혜 금액이 가장 많았다.

9분위(소득 상위 10¤20%) 가구 출신 학생들은 총 장학금의 24.9%인 5억261만6000원을 받았으며, 10분위(소득 상위 0¤10%) 가구 출신 학생들도 3억9135만1000원(19.4%)을 받게 됐다.

반면 소득 최하위층인 2분위와 1분위 가구 출신 학생들은 각각 3878만6000원(1.9%), 6248만5000원(3.1%)을 받는 데 그쳤다.

집안 형편이 넉넉해 장학금이 꼭 필요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의 대부분이 돌아간 데 비해 장학금 지원이 절실한 저소득 계층에 대한 혜택은 오히려 가장적은 셈이다.

서울대는 기존의 장학금 수여 시스템이 소득수준 격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장학금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이공계 장학금과 교내 장학금이 소득수준을 고려치 않고 성적 등에 따라 지급되고 있으며, 외부장학금과 과학재단의 장학금은 오히려 소득수준이 높은 학생들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교내 장학금으로 지급될 6억4843만7000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맞춤형 장학금으로 돌려 소득 1¤6분위 학생들에게 분배했지만 아직 모자란 상황"이라며 "교내장학금을 갈수록 줄이고 맞춤형 장학금을 늘려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이 집중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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