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몸시계 ‘등교 모드’로 맞추세요

  • 입력 2007년 8월 20일 03시 05분


코멘트
《이번 주부터 초중고교의 개학이 시작된다. 자녀 개학이 가까워 오면 부모는 걱정거리가 생긴다. 방학 중 흐트러진 자녀의 생활습관을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교 다닐 때는 오후 10, 11시면 잠자리에 들던 아이가 방학에는 오전 1시가 넘어서야 잠들고 아침에는 10시가 다 돼서 일어난다. 더구나 방학 동안 게임과 TV 시청에 흠뻑 빠져서 공부는 뒷전으로 미루게 된다. 남은 일주일 동안 어떻게 부모가 불규칙해진 자녀의 생활습관을 ‘학교 모드’로 바꿀지 알아봤다.》

개학 전 불규칙한 생활습관 바로잡기 요령

○ 수면 습관 매일 15분씩 앞당겨라

방학 중 일정한 틀이 없이 생활하면 가장 많이 흐트러지는 것이 수면 습관이다. 이 상태로 개학하면 지각하기 십상일 뿐만 아니라 잠이 덜 깬 상태로 등교해 몽롱한 채로 오전 시간을 보내기 십상이다.

아이를 일찍 잠들게 하려고 일찍 잠자리에 들게 하는 부모가 많다. 그러나 잠드는 것은 인위적으로 할 수 없는 만큼 무작정 취침 시간을 앞당기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

일찍 재우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일찍 깨우는 것이 좋다. 일찍 일어나게 되면 점차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일러지게 된다.

기상시간을 하루 15분씩 앞당겨 보자. 물론 이때 아이의 수면시간은 나이에 따라 다른 것을 감안한다. 5∼9세는 최소 11시간 정도, 사춘기 전후는 9시간은 잠을 자야 신체 건강과 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

아침 시간 아이가 일어나지 않으려고 투정을 부리면 먼저 커튼을 열어 방을 밝게 한 후 밖으로 내보내 몸을 움직이도록 하면 깨우기 쉽다.

○ 자극성 있는 저녁 식사는 피하라

식사 시간은 생체 리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식사 시간을 등교 시간, 학교 급식 시간에 맞추면 개학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

개학에 대비해 아이를 일찍 잠들게 하려면 저녁 식사를 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적게 먹을수록, 일찍 먹을수록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고지방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소화기관에 가스가 차서 배가 꾸르륵거린다. 또 매운 음식을 먹으면 속이 따갑고,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서 수면을 방해한다.

과식을 하면 빨리 잠들지는 모르지만 위와 장의 운동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자극 때문에 자주 잠에서 깨게 된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저녁 식사로는 다량의 탄수화물과 소량의 단백질, 칼슘이 포함된 식품이다. 치즈와 파스타, 야채를 곁들인 닭고기, 참치 샐러드 샌드위치 등이 대표적이다.

○ 잔소리는 피하라

방학이 되면 부모는 아이의 행동에 관대해지기 쉽다. 아이가 인터넷이나 게임에 빠지는 습관이 드는 것도 주로 방학 기간이다.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면 부모는 일관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생각날 때마다 일회성으로 하는 말은 잔소리로 들리기 쉽다. 또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막연히 어떤 것을 하지 말라고 하면 설득 효과가 떨어진다.

컴퓨터 사용 시간을 얼마나 줄일지, 컴퓨터 사용을 줄여서 생긴 여유 시간에 무엇을 할지에 대해 아이와 함께 상의한다. 이를 통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문제점을 발견하며 해결책을 제안하고 그것을 지키는 일련의 행동을 배운다.

○ ‘개학 스트레스’를 미리 없애자

저학년 학생일수록 개학 후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것에 대해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

△짜증이나 투정을 많이 부린다거나 △푹 잠들지 못하고 꿈을 자주 꾸며 △밤에 오줌을 싸거나 △다른 형제나 친구와 자주 싸우는 행동을 보이면 ‘개학 스트레스’라고 볼 수 있다. 심한 경우 등교를 거부하는 분리불안증이나 눈을 깜빡거리는 틱장애를 보일 수 있다.

이럴 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런 증상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적으로 사라지므로 부모가 아이를 꾸중하거나 조급하게 고치려 드는 시도는 하지 말도록 한다.

대신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생각을 부모가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큰 정서적 위안을 얻는다. 또 방학 중 가정 생활에 변화가 있었으면 선생님에게 미리 알려 자녀가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도움말>

신홍범 노원을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신동원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홍성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