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공무원 앞에서 '기자 브리핑'

  • 입력 2007년 8월 19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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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홍보처와의 갈등 속에 출입기자들 대부분이 사용을 거부하고 있는 정부중앙청사 별관(외교부 청사) 1층 새 브리핑룸에서 외교통상부가 기자들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강행하는 파행이 재차 빚어졌다.

외교부는 19일 오후 3시 청사 1층 제1브리핑룸에서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관련 고위 당국자의 비실명 브리핑을 실시하겠다고 약 20분 전에 출입기자들에게 통보했다.

그러나 이날 출입기자 대부분은 새 브리핑룸에서 열리는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각자 결정에 따라 브리핑에 불참했다. 그에 따라 기자들 1~2명만이 브리핑 룸 자리를 지켰다.

그러자 외교부는 예정된 3시를 10여분 넘긴 시간에 1층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강행했고 1~2명의 기자들 외에 대변인실 직원 등 당국자 3~4명이 앉아 브리핑을 청취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대다수의 출입기자들은 외교부의 처사에 고개를 갸우뚱 하고 있다.

앞서 외교부는 16일 청사 1층 브리핑룸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협력포럼(FEALAC) 참석 관련 배경설명을 1층 브리핑룸에서 실시했으나 기자들 2명만이 참석했다.

그때 대다수의 외교부 출입기자들이 불참한데는 아프간 사태와 남북정상회담 등 취재 현안들이 산적해 있음을 들어 청사 2층의 현 기자실 퇴거 시기를 일시 미뤄줄 것을 요청했으나 국정홍보처가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며 요청을 수용하지 않은데 대한 반발감이 작용했다.

그러자 외교부는 다음 날인 17일 오후 아프간 대책반 반장이 조중표 차관에서 박인국 다자외교실장으로 바뀐다는 내용의 당국자 비실명 브리핑을 1층 브리핑룸이 아닌 청사 3층의 한 회의실에서 실시했다.

그랬던 외교부가 다시 이틀 만에 기자들이 사용을 거부하고 있는 청사 1층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강행하자 기자들은 '일관성 없는 처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출입기자는 "외교부 입장에서 꼭 전해야 할 사안이 있을 때는 별도의 방에서 브리핑을 하는 '배려'를 하면서, 그런 사안이 아닐 때는 정부 전체 방침임을 들어 1층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하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더욱이 기자들이 20일 브리핑룸 사용문제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회의를 갖기로 한 터에 굳이 1층에서 당국자들로 자리를 채우게 하면서까지 브리핑을 강행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반응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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