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신정아-윤석화 졸업장 주면 안되나?”

  • 입력 2007년 8월 18일 1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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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의 우아한(?) 문턱을 낮춰보겠다."

'가수 '조영남이 '화가' 조영남으로 또 한번 변신하며 '현대 미술의 대중화'를 선언했다.

‘현대미술쇼’라는 주제로 17일부터 10월26일까지 밀레니엄 힐튼호텔 로비에서 개인전을 여는 조영남은 " '미술쇼'라는 명칭을 처음 쓰게 된 것에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 동안 '전람회', '전시회'라는 단어가 대중과 미술의 간격을 좁히는데 장애물이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

하지만 ‘서울대 음대 출신으로 그림에는 아마추어인 그가 전시회까지 여는 것 아니냐’는 말에 대해서는 불편해했다.

"난 미술 대학을 다녀본 적도 미술을 공부한 적도 없다. 전업으로 미술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치 학력을 허위로 말하고 다닌 것처럼 불안하고 켕긴다. 윤석화씨의 느낌을 알 것 같다. 좀 속상하겠느냐. 나 또한 그런 속상한 마음이 있음을 알아달라."

유명 화랑의 대표들과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는 여태껏 제대로 된 화랑에서 전시회를 연 적이 없다.

"부탁 한번 하면 할 수 있었지만 절대 하지 않았다. 난 아마추어라는 사실을 잊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힐튼 호텔에서 하게 된 것은 그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난 참 운이 좋은 남자다."

▲ "신정아-윤석화, 예일대-이대에서 까짓 졸업장 주면 안 되나"

조영남은 한국 문화계의 고귀한 문턱과 허위 학력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단정 지었다.

"한국 문화계는 허위 학력이 필요했을만큼 스스로 문턱을 높여 놓았다. '난 이걸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이야. 난 너희들과 틀려. 난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했어'라고 했는데 아니란 말이죠. 이럼으로써 사람들이 '거기? 별거 아니구나. 가짜들이 그렇게 설쳤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한 것만으로도 신정아씨는 문화계에 큰 공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그는 "마치 그것은 노무현씨가 대통령이 되면서 아무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 것 만큼이나 선진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비유했다.

조만간 이화여대 총동창회 주최의 콘서트에 초대 가수로 나선다는 조영남은 윤석화씨에 대한 안타까움도 전했다.

"내가 이번에 가서 '윤석화씨한테 졸업장 하나 줘라. 이대 1학년 중퇴했다는 허위 학력 가지고 많은 일을 했지 않느냐'고 설득하려고 한다."

조영남은 "이번 사건으로 허위 학력 문제가 없어질 것 같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허위학력으로 얻을 게 없구나'라는 샘플을 너무 잘 보였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신정아씨나 윤석화씨가 큰 일을 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 미술관에서 연 자신의 전시회를 실례로 들었다.

"LA 카운티에 있는 한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열기 위해 관장을 만날 때였다. 화가로서 그곳에 전시회를 연다는 것은 최고의 영광이다. 문제는 학력이었다. '어디서 미술 공부를 했느냐', '미술 선생님이 누구냐'라고 물으면 고등학교 3학년 때 미술 부장한 것 밖에는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영남의 그림을 보던 관장은 바로 '오케이' 답을 내렸다.

"미술 선생님, 미술 대학 이런 것을 따지는 일은 전근대적이고 비문화적인 사회에서나 가능하다. 그림만 잘 그리면 되지 학력이 무슨 상관이냐. 실력으로 평가받는 사회가 와야 한다."

시종 강하게 이야기하던 그는 "공부를 안 해서 너무 오버하며 이야기한 것 같다"며 머쓱해하더니 '미술의 대중화 실패'에 대해서 "관객이 알아볼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현대 미술이 성공하는 길"이라며 소신을 피력했다.

스포츠동아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스포츠동아 이호진 PD 2856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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