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맘은 성관계 없이 기증 받은 정자로 아기를 낳는다는 점에서 남편은 없지만 성관계를 통해 아기를 낳은 ‘미혼모’와 차이가 있다.
▽한국의 미스 맘은 몇 명일까=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5년 한 해 정자은행을 이용한 임신 시술 사례는 모두 4만9875건이었다.
이 중 1.5%인 758건은 배우자가 아닌 남성의 정자를 이용한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1.5%’ 가운데 미스 맘 사례가 섞여 있을 것으로 본다.
강남차병원 불임센터 원형재 교수는 “일부 병원에선 배우자 없는 여성에게도 임신 시술을 해 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미즈메디병원 불임의학연구소 지희준 소장은 “허수경 씨의 경우 병원에서 이혼한 것을 모르고 정자를 제공해 줬을 수 있다”고 했다.
아직까지 배우자 없는 여성이 국내에서 임신 시술을 받았다는 공식적인 기록은 없다.
병원들은 “산부인과 학회의 권고에 따라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정자를 이용해 시술하면 배우자의 동의서를 받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의무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에는 보고하지 않고 있다.
이 법률이 통과되면 미스 맘으로 아기를 낳는 행위는 불법이 된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원안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한나라당 간사 김충환 의원은 “아버지 없는 아이도 어머니 성(姓)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가족법이 개정돼 있는 상황에서 ‘미스 맘’을 통제하는 것은 지나친 기본권 침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상임위의 열린우리당 간사인 장복심 의원은 “여론 수렴이 필요하지만 인권보다는 가족이라는 전통적 가치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법안을 통해 배우자가 없는 여성의 임신 시술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의료계의 일부가 법안에 찬성하지만 ‘인공적 임신’에 반대하는 가톨릭계의 반발이 강해 향후 논의 과정에서 격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정자은행 어떻게 관리되나=미국에서는 국가기관인 식품의약국(FDA)이 정자은행을 관리하고 있다. 정자은행에 정자 제공자의 눈동자 색깔, 혈액형, 머리카락 색깔 등의 정보가 기록돼 있으며 ‘가격’까지 정해져 있다.
유럽연합(EU) 국가들도 미국처럼 정부 차원에서 정자은행을 관리한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는 “미국에서는 결혼이 늦었거나 이혼했지만 아기를 원하는 여성들이 정자은행을 통해 임신 시술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정부가 아닌 개별 병원들이 정자은행을 만들어 관리하는 체계다. 복지부에 따르면 2005년 12월 말 현재 64개 의료기관이 5544명의 정자를 보관하고 있다.
정자 기증자는 병원들이 수소문하거나 ‘알음알음’ 찾아오는 대학생들이 대부분. 기증자는 질병 검사와 건강진단 등을 거쳐 기증 동의서를 작성한 뒤 건강 상태에 따라 1, 2주일에 한 번꼴로 정자를 기증한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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