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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7>마이클 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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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7>마이클 그린

입력 2007-08-18 03:01수정 2009-09-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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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차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기회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6자회담 2·13 합의에 따른 연내 비핵화 진전을 진심으로 촉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마이클 그린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은 그동안 예상 밖 행보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번 회담에서만큼은 국제사회의 기대를 저버리는 무리한 시도를 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다고 노 대통령이 적극적인 비핵화 촉구에 나설 것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린 교수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5년간 백악관 동아시아 담당 보좌관 및 선임보좌관을 지냈다.

―부시 행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어떻게 보나.

“미국은 정상회담이 북핵 문제의 진전을 위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부시 행정부로선 노 대통령이 그동안 ‘정상회담을 서두르지 않는다’고 설명해 왔기 때문에 의외로 받아들일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노 대통령에게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정상회담 당시 보여 준 위험천만한 ‘구세주적 절박감(messianic desperation)’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제는 정상회담이 개최될 때까지 한미 간 협의를 통해 무엇이 바람직한 회담인지에 합의하는 게 필요하다.”

―어떤 성과가 나와야 회담을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나.

“노 대통령은 국내 정치보다 현실적 국가 이익에 초점을 맞춰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분명하고 단호한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야 한다. 가령 2·13 합의의 첫 단계인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와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의 성실한 신고라는 두 과제를 연말까지 끝내라는 촉구가 나와야 한다.”

―워싱턴에서 걱정하는 시나리오는 뭔가.

“우선 회담 성사를 청와대 측근 참모와 국가정보원이 주도했다. 이들의 관심사는 큰 틀의 외교 과제보다는 노 대통령 개인의 업적 만들기일 수 있다. 국내 정치가 회담을 지배해선 안 된다.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체로 20% 정도 아닌가. 따라서 대선을 앞둔 국내 분위기에서 정상회담 때문에 국론이 50 대 50으로 분열된다면 청와대는 남는 장사를 하게 된다. 이런 유혹을 떨쳐야 한다.”

―국내 정치와 업적을 고려한 행동이란 무엇을 말하나.

“남북이 일방적으로 한국전쟁의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 (휴전협정 당사국인 중국과 미국이 제외된 형식이란 점에서) 아무런 법률적 효력이 없지만 전쟁을 끝냈다는 고도의 상징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 위원장에게서 ‘6자회담의 합의 사항 이행에 노력한다’는 식의 실체가 불분명한 발언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총론적 핵 포기 의지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에…’라며 북한이 무용지물로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 결국 회담이 남북의 실체 없는 상징성 확보로 흐른다면 북한을 압박해 비핵화 약속을 지키도록 만들려는 국제적 공조는 약화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북한은 자연스럽게 핵실험에 성공한 국가로서 지위를 인정받으려고 할 것이다.”

―한국이 북한에 줄 선물보따리의 규모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청와대와 가까운 인사가 최근 내게 대북 경협 대상 목록을 들려준 적이 있다. 새 비료공장 건설, 남포항 재개발 지원, 개성∼평양 고속도로 건설, 백두산 관광 시작이 그 일부였다. 제주도 같은 곳으로 김 위원장의 답방을 이끌어 내기 위해 대규모 경협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노 대통령이 그렇게 무리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 교수 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 △일본어에 능숙한 아시아통 전문가 △케니언대 졸업,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석사 및 박사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자문역과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담당 보좌관 및 선임보좌관을 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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