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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려 끼쳐 죄송할 뿐” 김경자 김지나씨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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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려 끼쳐 죄송할 뿐” 김경자 김지나씨 귀국

입력 2007-08-18 03:01수정 2009-09-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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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가 25일 만에 풀려난 김경자(왼쪽), 김지나 씨가 17일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 세력에 납치됐다가 석방된 김경자(37·여) 김지나(32·여) 씨가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달 13일 아프간으로 봉사활동을 떠난 이들은 같은 달 19일 피랍돼 25일 만인 이달 13일 석방됐다.

귀국 비행기를 타기 직전 봉사단의 인솔자였던 배형규(42) 목사와 심성민 씨의 피살 소식을 접한 이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은 탓에 내내 표정이 어두웠다.

▽귀국 표정=이들이 탑승한 아시아나 OZ768편은 도착 예정 시간인 오전 11시 55분보다 20여 분이 지난 낮 12시 19분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공항 입국장 A출구 앞에는 취재진과 공항 관계자 100여 명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하지만 두 김 씨는 다른 탑승객들이 입국장을 빠져 나갈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모든 승객이 내린 뒤 12번 출구로 나온 이들의 눈은 많이 부어 있었지만 부축 없이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귀국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경자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심려를 끼쳐 너무 죄송하고 정부와 국민의 걱정 덕분에 풀려나 감사드린다”며 “남아 있는 팀원들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취재기자 촬영 동영상 보기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던 김지나 씨는 “많은 분에게 걱정을 드려 죄송하고 석방된 것에 감사드린다. 저희는 남은 팀원들이 나오는 것만 바랄 뿐이다”며 어렵게 말을 이었다.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 더는 대답하지 않은 채 이들은 다시 출구 안으로 들어가 계류장으로 향했다.

이날 공항에는 김경자 씨의 오빠 경식(38) 씨와 김지나 씨의 오빠 지웅(35) 씨, 피랍자가족모임 대표 차성민(30) 씨가 나와 이들을 맞았다.

사지(死地)에서 돌아온 여동생들을 두 오빠가 따뜻하게 안아 주자 여동생들은 오빠 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두 오빠는 “이제 걱정하지 마라. 괜찮다”며 위로했지만 여동생들은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계류장을 걸어 내려가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국방부 소속 구급차를 타고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국군수도병원으로 향했다.

▽7시간의 비행=두 사람은 석방된 뒤 아프간 가즈니 주 바그람 공군기지 내 동의부대에 머물다 16일 귀국길에 올랐다.

아프간 카불에서 비행기를 탄 이들은 인도 뉴델리의 인디라간디 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으로 갈아탔다.

이들은 19명의 동료들을 아프간에 남겨 두고 왔다는 자책감 때문인지 7시간의 비행 동안 단 한 번도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이들은 16일 오전에 배 목사와 심 씨의 피살 소식을 처음 전해 들었다. 이들은 피랍 당시 “심 씨가 서울에 갔다”는 탈레반 측의 말을 듣고 그가 석방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이들은 충격으로 비행 도중 나온 생선요리와 버섯닭고기요리 등 기내식을 거의 먹지 않았고, 잠도 자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탑승 직전까지 이들을 예약자 명단에 올리지 않는 등 철통 보안을 유지했다. 공항에서도 일반인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탑승구 바로 옆 귀빈실을 통째로 빌려 이들을 보호했다.

▼국군수도병원 입원… “협상 악영향 없게 격리 보호”▼

▽병원 입원=두 사람이 입국할 때 이들의 부모는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피랍자가족모임 사무실에서 TV를 통해 이 모습을 지켜봤다. 가족들은 두 딸이 TV에 나오자 박수를 치며 눈물을 훔쳤다.

두 사람이 국군수도병원에 도착한 것은 오후 2시 13분. 5분 뒤 김경자 씨의 어머니 박선녀(62) 씨와 김지나 씨의 어머니 선연자(59) 씨 등 가족을 태운 25인승 미니버스가 병원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은 병원 7층 영관급 병실에 입원해 정밀 건강검진을 받았다. 7층 병실은 VIP실로 평소에도 일반병동 병사들과 접촉이 차단돼 있다.

정부는 이들의 억류생활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아직 인질로 잡혀 있는 나머지 19명의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인질 사태가 끝날 때까지 두 김 씨의 외부 접촉을 엄격히 통제할 계획이다.

국군수도병원 정문에는 아랍계 방송인 알자지라 등 국내외 언론사의 취재진 30여 명이 몰려들었으나 병원에선 상부의 지시를 이유로 취재진의 출입은 물론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연합뉴스

▼카불파견 정부대책반장 교체▼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 해결을 위해 카불에 파견됐던 정부종합대책반장이 조중표 외교통상부 제1차관에서 박인국 다자외교실장으로 교체됐다.

박 실장은 15일 오후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아프간 현지로 출국했고 조 차관은 19일 새벽 귀국한다.

이에 앞서 가즈니 주에서 활동했던 문하영 외교부 본부대사도 17일 김경자 김지나 씨와 함께 귀국했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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