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풍경]힘내라 커져라 ‘책따세 추천도서’

  • 입력 2007년 8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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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따세.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의 약칭이다. 책에 관심이 있거나 중고교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 번씩 들어 봤을 법한 이름이다. 중고교생 청소년들의 독서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고교 교사들이 1998년 10월에 결성한 모임이다.

그 후 책따세는 새로운 형식의 추천도서 선정 등 두드러진 활동을 보였다. 이 단체가 창립될 때까지만 해도 중고교생 청소년들을 위한 추천도서라는 것이 제대로 없었다. 있다고 해도 대부분 어렵기만 한 고전, 구태의연한 책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빠르게 바뀌어 가는 청소년들을 ‘책세상’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웠다.

책따세는 기존 관습에서 벗어나 신세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책, 현실감 넘치는 책을 추천했다. 과학 역사 예술 현대소설 경제 등으로 분야를 확대해 청소년 독서의 폭을 넓혔다. 그렇게 해서 청소년 추천도서의 전범이 됐다.

책따세 추천도서의 영향력이 커지자 일부 출판사에선 “책따세가 권력이 된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단견이다. 책따세 추천도서가 청소년 출판 시장을 개척하고, 동시에 출판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책따세 창립 때 참가한 교사는 7명. 지금은 65명으로 늘어났다. 이들 가운데 25∼30명이 매주 한 번씩 모여 토론을 한다. 창립 이래 9년 동안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모였다.

책따세는 사무실도 없다. 사무실 비용을 아껴 가면서 조금씩 돈을 모아 약 7000만 원의 기금을 마련했다. 더 큰 일을 하기 위해서다. 요즘엔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국출판인회의가 제공한 강당에서 모임을 갖는다.

이들은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7000만 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가 청소년을 위한 푸른 도서관 건립이다.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책따세가 직접 지을 수도 있고 전국 곳곳으로 달려가 도와줄 수도 있다. 대표를 맡고 있는 허병두 숭문고 교사는 “푸른 도서관은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책따세는 온라인 도서관도 구상하고 있다. 아직도 책에 접근하기 어려운 청소년, 종이 책을 꺼리는 청소년들을 위해서다. 전자책을 만들어 온라인 도서관에 공개하는 것도 연구하고 있다.

기자도 책따세에 빚진 게 많다. 그중 하나가 2005년 ‘책 읽는 대한민국’ 시리즈로 ‘21세기 신고전 50권’ ‘열아홉 살의 필독서 50권’을 기획할 때 책따세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무더운 여름, 지면을 빌려 책따세 선생님들께 안부 전해드린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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