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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선호 업종별 No1]<17>KT&G,시장개방 철벽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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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선호 업종별 No1]<17>KT&G,시장개방 철벽 방어

입력 2007-08-18 03:00수정 2009-09-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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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쪽의 ‘서울 만남의 광장’. 이곳 휴게소 계산대 위 벽면에는 여느 슈퍼마켓처럼 담배가 가득 진열돼 있지만 외국 브랜드의 담배는 눈에 띄지 않는다. 만남의 광장 휴게소의 상품 담당 직원은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외국 브랜드의 담배를 판 적은 없다”며 “외국 담배를 찾는 소비자가 적지 않지만 ‘저희는 국산 담배만 팔고 있다’고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만남의 광장에서만 외국 브랜드 담배를 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전국 147개 고속도로 휴게소 중 외국 브랜드 담배를 파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

한 외국계 담배회사 관계자는 “1988년 한국의 담배 시장이 개방된 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KT&G의 시장 지배력은 철옹성같이 느껴진다”고 했다.

KT&G의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은 몇 년째 70% 안팎에 이른다.

물론 2000년 90.6%와 비교하면 급격히 시장을 내주는 듯이 보이지만, 담배 시장이 개방된 나라에서 자국(自國) 담배 회사가 이처럼 높은 지배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세계적 담배회사를 보유한 영국 미국 일본 등을 제외하면 2005년 말 현재 자국 담배 브랜드의 국가별 점유율은 △대만 38% △프랑스 26.8% △스페인 34.4% 등에 그친다.

KT&G의 시장 점유율은 최근 5년 동안 2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지만 영업이익은 연평균 12%씩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탄탄한’ 시장 지배력뿐 아니라 시장 개방이라는 위기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은 덕분이라고 평가한다.

KT&G는 고가(高價) 담배로 시장을 잠식해 오는 외국 브랜드의 공격에 값비싼 담배를 내놓은 ‘맞불 작전’으로 응수했다.

그 결과 KT&G의 내수시장 평균 판매 단가는 2001년 379.6원에서 올해 상반기(1∼6월)엔 612원으로 61% 높아졌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33%에 이르는 이유다.

또 다른 성장동력은 참살이(웰빙) 바람으로 급성장하는 홍삼, 인삼사업이다.

KT&G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인삼공사의 매출은 매년 30%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이 회사 홍삼과 인삼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3월 말 현재 각각 80%, 47%에 이른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이정인 연구원은 “인삼공사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홍삼 원료 ‘6년근 인삼’의 약 80%를 사실상 배타적으로 공급받고 있다”며 “또 국내 최대인 680여 개 판매망을 보유하는 등 탄탄한 시장 경쟁력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KT&G도 담배 산업이 가지는 ‘태생적인 경영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정부가 세금을 인상해 담배 가격을 올리거나 금연 구역을 넓히는 등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펴면서 흡연 인구가 감소하고 담배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성인 남성의 흡연 비율은 2000년 말 67.6%에서 지난해 말엔 44.1%로 23.5%포인트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연간 담배소비량은 2001년 989억 개비에서 지난해엔 877억 개비로 줄었다.

외국 담배 회사들의 맹공에도 불구하고 KT&G가 마지노선으로 여기며 몇 년째 지켜온 ‘내수 시장 점유율 70%’도 올해 2분기(4∼6월)에 69.4%로 주저앉으며 처음 무너졌다.

하루빨리 담배와 인삼에 편중된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핵심 사업 부문이 위기에 몰릴 경우 기업이 존폐 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KT&G 고위 관계자는 “사업 안정성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변화를 이끌어내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치중하다 보니 이를 대체할 만한 사업을 찾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KT&G는 새로운 돌파구를 해외시장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처음 담배를 수출한 1999년 전체 생산량의 2.82%에 그쳤던 수출 비중이 지난해 33.3%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몽골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 해외법인 등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6월엔 러시아 시장을 겨냥해 연간 20억 개비 규모의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출 지역을 다양화하고, 국내 가격의 37% 수준에 그치는 수출 담배의 평균 단가를 높이는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T&G의 부문별 매출 비중은 2001년 담배 90%, 인삼 9%에서 지난해엔 담배 78%, 인삼 15%, 영진약품 4% 등으로 큰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사업 다각화를 위해 2001년 진입한 ‘바이오·제약’ 사업도 조금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KT&G의 바이오 제약사업 투자는 2002년 미국 바이오벤처 기업인 백스젠과 공동투자한 셀트리온(212억 원), 영진약품 인수(326억 원), 바이오벤처 투자(165억 원), 신약개발 프로젝트(약 200억 원) 등에 머물러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KT&G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진행해온 사업 다각화 작업이 다소 더디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만큼 신규 사업 결정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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