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선호 업종별 No1]<17>KT&G ,‘公→ 民’ 성공적 변신

  • 입력 2007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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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3년째 KT&G에서 일하고 있는 최성관(54) 자산개발실장은 입사 이후 신분이 3번 바뀌었다. 그는 1974년 9급 공무원으로 전매청에 들어갔다. 이어 1987년 한국전매공사, 1989년 한국담배인삼공사로 회사 형태가 바뀌면서 공기업 직원으로 변신했다. 2002년부터는 자산 규모 4조 원의 ‘민간기업’ KT&G의 직원이다. 최 실장의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KT&G는 최근 20년간 정부기관에서 공기업으로, 다시 민간기업으로 바뀌는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1988년에는 외국 담배 수입이 전면 허용되면서 국내 시장의 독점도 깨졌다. 》

KT&G는 ‘민영화의 성장통(成長痛)’을 이기고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춘 우량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 저팬타바코(JT), 필립모리스(PM)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담배회사와 경쟁해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다.”

세계적인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KT&G를 이같이 설명하고 있다. KT&G는 국내 담배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KT&G의 모태는 1899년 담배 및 홍삼을 전매하는 궁내성 내장원 삼정과다. ‘정부기관-공기업-민간기업’의 순으로 이어지는 민영화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통해 고(高)비용 저효율의 ‘공무원 체질’을 바꿨다. 이 과정을 통해 여러 측면에서 민간기업의 장점이 엿보이고 있다.

공기업으로 전환된 1987년 이후 본격적인 인력 구조조정과 조직 개편이 진행됐다. 독점 시장에 안주하던 관행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1987년 1만3082명이던 직원은 1997년 7680명으로 줄었다. 511개에 이르던 부서도 471개로 통폐합됐다.

KT&G의 직원은 2006년 현재 4235명이다. 국내 담배 제조공장은 1987년 8개에서 현재 4개로, 원료공장은 9개에서 2개로 각각 줄었다.

민영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노동조합이 1995년 이후 분할 매각이나 해외 매각 방식의 민영화에 반대해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KT&G의 노사관계는 한층 성숙됐다. ‘회사발전=고용안정’이라는 인식이 싹튼 것이다. KT&G 노조는 민영화 첫해인 2003년 회사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임금협상과 단체협약 갱신을 회사에 위임하는 결정을 내렸다.

전영길(49) KT&G 노조위원장은 “외국 담배와의 경쟁, 담배에 대한 사회적 규제 분위기 등에 따른 위기감이 조직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민영화를 통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선진국형 지배구조도 갖췄다. 16일 현재 최대주주는 6.63%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은행이다. 프랭클린뮤추얼 등 외국인은 전체 지분의 50.91%를 보유하고 있다.

이사 12명 중 75%인 9명이 사외이사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도입되면서 공기업 시절의 낙하산 인사 시비도 사라졌다.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와 경영계약을 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해임까지 감수해야 한다.

KT&G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센터가 주관하는 기업지배구조 최우수기업으로 3년 연속 선정됐다. 지난해까지 3년간 평균 배당성향(배당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것)이 49.25%에 이른다. 논란도 있지만 번 돈의 절반 가까이를 주주에게 배당으로 나눠 준 셈이다.

하지만 공무원 시절의 관행과 분산된 지배구조는 ‘주인 없는 회사’라는 보수적인 조직문화의 그늘도 만들었다. 2001년 신(新) 인사제도를 도입해 성과 중심의 직원 평가를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영권 위협도 여전하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에 맞서 주주총회 표 대결까지 벌이는 시련도 겪었다.

KT&G의 민영화 실험은 ‘현재진행형’이다. 민영화 과정을 거치면서 조직의 정체성이 흔들렸다. 회사 내부에서 조직 문화가 ‘무색무취’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를 개척할 핵심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KT&G의 고위 관계자가 “담배회사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인지 글로벌 감각을 갖춘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기대만큼 지원하지 않아서 고민”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 때문에 교육 기회 제공 의무를 단체협약에 규정하고, 승진에 교육 학점을 반영하는 교육이수제와 1인당 150만 원 한도 내에서 교육비를 지원하는 등 인재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담배회사’라는 기업 이미지는 회사의 발목을 잡는 ‘족쇄’이기도 하다.

KT&G는 최근 사회 공헌 전담부서를 설립하고 2010년까지 4년간 모두 2162억 원을 사회공헌 활동에 쓰겠다고 밝혔다. KT&G의 사회 공헌 투자비는 매출액의 2% 정도다. 지난해 국내 상장사의 평균 매출액 대비 사회공헌비는 0.21%였다.

KT&G 관계자는 “주주에게 이익을, 구성원에게는 보람을 주고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이 되는 게 앞으로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 KT&G에 대한 오해와 진실

“KT&G가 공기업인가요, 민간기업인가요?”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 ‘KT&G’를 검색해 보면 누리꾼들의 이런 질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KT&G는 2002년 정부 지분을 완전 매각해 민영화됐지만 아직도 ‘공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1899년 담배와 홍삼을 전매하는 궁내성 내장원 삼정과로 시작해 1989년에 정부투자기관, 1997년에는 정부출자회사가 되는 등 100년 이상 정부기관 또는 공기업으로서 명맥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사명(社名)과 관련된 오해도 많다.

우선 KT&G를 ‘Korea Tobacco & Ginseng’의 약자로 잘못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 KT&G는 ‘Korea Tomorrow & Global’의 약자가 맞다.

이는 옛 한국담배인삼공사 시절 영문으로 ‘KTG Corp’(Korea Tobacco & Ginseng Corporation)를 사용한 영향이 크다. 담배회사로서 회사 홍보에 적잖은 고충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또 “KT, KTF, KT&G가 무슨 관계죠?”라는 질문도 종종 올라온다. KTF는 KT의 계열사이지만 KT&G는 이들과 아무 관련이 없다.

회사 측은 “2002년에 민영화되면서 영문 사명을 바꿨다”며 “현재의 사명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수출을 늘려나가는 회사의 전략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G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인삼공사’도 당연히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이다.

KT&G 고위 관계자는 “인삼공사의 회사이름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며 “KT&G와 인삼공사, 영진약품 등 자회사들 간에 브랜드 통합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회사 내 흡연 문화와 관련된 오해도 많다. 담배회사인 만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사에선 어디나 흡연이 가능할 것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이 건물은 전체 20개 층 가운데 5개 층만 ‘흡연’ 구역이다.

그렇다면 비흡연자는 입사할 때 불이익이 있을까? 답은 ‘없다’이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 이런 게 궁금해요

KT&G 직급별 연봉
직급연봉
임원급(1급과 임원)1억1000만 원 이상
부장급(2급)7100만∼8400만 원
차장급(3급)6000만∼6500만 원
과장급(4급)4900만∼5600만 원
대리급(5급)4000만∼4600만 원
사원급(6∼8급)3000만∼3800만 원
기본급과 상여금을 포함한 세전 연봉. 2급 이상은 연봉제. 자료: KT&G
본보는 인터넷 취업사이트에 올라온 KT&G 입사 희망자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정리했다. 이에 대한 회사 측의 답변을 들어 봤다.

Q. 신입사원 초봉은….

A. 대졸 남자 사원을 기준으로, 기본급과 상여금이 포함된 세전(稅前) 연봉이 3800만 원 선이다.

Q. 입사 후 해외 근무 기회가 많나.

A. 미국, 중국, 터키, 인도네시아, 몽골 등에 현지법인 및 해외 사무소가 있고 앞으로 진출 국가를 늘릴 계획이다. 해당 국가의 언어에 능통하고 직무 능력이 우수하면 신입사원도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

Q. 여사원 비율은 어느 정도이며, 여성 임원이 있나.

A. 1989년 한국담배인삼공사로 전환한 뒤 채용한 대졸 사원 중 여사원 비율은 7%다. 현재 여성 임원은 없다.

Q. KT&G 인턴사원 출신은 입사할 때 혜택이 있나.

A. 올해 여름 처음 시작한 인턴 프로그램의 경쟁률은 134 대 1이었다. 인턴 출신이 신입사원으로 지원하면 서류전형 때 가산점 등 혜택을 줄 예정이다.

Q. 모집 직무별로 지원할 수 있는 전공이 정해져 있는가.

A. 직무별로 지원할 수 있는 전공이 있다. 예를 들어 일반 사무직은 인문·사회 계열, 원료 관리직은 농학·생명공학 계열이 지원할 수 있다.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만큼 채용공고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Q. 입사 후 근무지는….

A. 직무별로 근무하는 곳이 다르다. 예를 들어 일반 사무직은 서울·대전 본사와 전국 지역본부 및 지역본부 산하 168개 지점에서 일한다. 원료 관리직은 대전 본사와 남원, 김천의 원료 공장, 연구직은 대전의 중앙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된다.

Q. 승진 연한은 어떻게 되는가.

A. 4년제 대졸사원 기준으로 6급 사원부터 시작해 1급 사원까지 승진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임원대우 상무보 상무 전무 전무이사 대표이사 순서다. 대체로 승진 후 3년이 지나면 다음 직급으로 승진할 기회를 얻지만, 최근엔 근무 기간과 상관없이 발탁 승진이 늘고 있다.

Q. 서류전형에서 중점을 두는 평가요소는 무엇인가.

A. 역량 기술서, 지원 분야와 전공의 관련성, 학점, 외국어 능력, 자격증 등의 순서로 가중치를 부여한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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