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일가족 응원단' vs 朴'송영선 치어리더'

  • 입력 2007년 8월 17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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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17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한 제13차 대선 경선후보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두 유력주자는 `최대 표밭'인 서울표심 공략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특히 이날 연설회장은 냉방기 가동에도 불구, 1만5천여 명의 선거인단이 운집해 내부 온도가 섭씨 30도를 웃도는 그야말로 찜통더위였지만 경선일(19일)을 이틀 앞두고 공개적으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빅2'의 `필승-필패론' 공방은 폭염보다 더 뜨거웠다.

두 후보의 일부 극렬 지지자들은 행사장 안팎에서 서로에게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몸싸움도 벌이는 등 양측의 극에 달한 신경전도 연출됐다.

◇李비방 전단지 배포 '충돌' = 연설회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의 충돌로 시작 전부터 어수선했다.

체육관 앞 입구에서 박 전 대표 측 일부 지지자들이 이 전 시장의 국회의원 시절선거법 위반과 투자운용사 BBK 연루 의혹 등을 다룬 언론기사를 복사한 유인물 수만 장을 배포하려던 것을 이 전 시장측이 발견하면서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져 살벌한 풍경이 연출된 것.

양측 지지자들은 서로에게 욕설을 퍼붓고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으며, 결국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유인물을 압수하면서 소란은 잦아들었다.

박 전 대표의 지역구인 달성군의 김치생산업체인 정안농산과 박 전 대표의 동생 지만 씨가 운영하는 EG그룹의 노조원 수십 명은 지난 14일 대구 연설회에 이어 이날도행사장 밖에서 사측의 '부당해고' 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했다.

◇응원 유니폼 '빅2는 NO, 스몰2는 OK' = 행사장 입구 4곳에 마련된 선거인단 명부 확인석에서는 당 관계자와 선거인단 사이의 짜증 섞인 승강이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주최 측이 부정입장을 막기 위해 노트북PC를 동원해 꼼꼼히 본인 확인을 하자 섭씨 30도를 넘는 불볕더위에 행사장을 찾은 선거인단의 항의소동이 곳곳에서 벌어진 것. 특히 '빅2' 지지자들은 입장하는 동안에도 서로에게 욕설을 하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장 내부는 관중석 오른편에 이 전 시장과 원희룡 의원 지지자들이, 왼편에 박 전 대표와 홍준표 의원 지지자들이 각각 자리를 잡았으며, 특히 이 전 시장 지지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이들 가운데 수백 명은 '경계선'을 넘기도 했다.

지금까지 열린 12차례 합동연설회에서 '빅2' 진영의 기세에 밀렸던 원 의원(양천갑)과 홍 의원(동대문을) 지지자들도 각각 서울이 지역구임을 과시라도 하듯 적지 않은 좌석을 차지하고 앉아 세 경쟁에 동참했다.

특히 주최 측이 과열을 막기 위해 같은 색상과 디자인의 유니폼 착용을 금지했음에도 불구, 홍 의원과 원 의원의 일부 지지자들은 각각 붉은색과 오렌지색 티셔츠를 입고 응원전을 펼쳤으나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

◇李 '일가족 응원단' 朴 '송영선 치어리더' = 초반 기세 싸움에서는 역시 이 전 시장측이 압도해 '아성' 서울을 감지케 했다. 7천여 명의 지지자들은 일찌감치 2층과 3층의 난간과 통로까지 메운 뒤 시종 "이명박 대통령"을 외치며 일사불란한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이 전 시장 부인 김윤옥 여사는 물론 세 딸 주연, 승연, 수연 씨와 아들 시형 씨까지 응원전에 동참했다.

수적으로 다소 밀린 박 전 대표 측도 응원열기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았다. 12차례의 합동유세를 거치면서 이른바 '박의 치어리더'로 입지를 굳힌 송영선 의원을 중심으로 열띤 응원전을 펼쳐 이 전 시장 측에 맞섰다.

또 박 전 대표 응원석에는 귀순배우 김혜영 씨, 이 전 시장 응원석에는 '임꺽정' 정홍채 씨 등 연예인들도 대거 등장해 흥을 돋웠다.

한껏 달아오른 행사장에 거의 동시에 등장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약속이라도 한 듯 간이무대 위에 올라서 각자의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응원전을 주도하자 장내는 온통 "이명박" "박근혜" 연호로 가득 찼다.

◇빅2 'YS-JP 지지설' 신경전 = 연설회장에서는 때 아닌 'YS-JP 이명박 지지 언론보도 논란'이 벌어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가 이날 오후 만찬을 같이 하며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보도가 전해지면서 박 전 대표 측에서 부랴부랴 보도자료를 만들어 이를 부인하고 나선 것.

박 전 대표 캠프의 이혜훈 대변인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YS-JP의 이명박 지지선언 예정'이라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그런 합의한 적 없다. 그럴 의도도 없다. 단순히 저녁 먹자고 약속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캠프 관계자는 "두 분이 만나서 무슨 말씀을 하실 지는 두고 보라"면서 지지선언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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