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선 코앞…검찰 '오해살라' 침묵

  • 입력 2007년 8월 17일 16시 14분


코멘트
지난 13일 대선 검증공방 관련 고소 고발 사건중간수사 결과 발표 이후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 측과 대립각을 세웠던 검찰이 경선을 코앞에 두고 확연히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17일 오전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신종대 2차장검사는 한결같이 "수사 진행 상황과 관련해 특별히 할 말이 없으며 내일과 모레(경선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말로 오전 브리핑을 시작했다.

김 차장검사는 이 후보의 맏형인 이상은 씨가 도곡동 땅 지분의 소유주가 아니며 제3자의 차명재산으로 보인다는 수사 결과를 뒷받침할 수 있는 참고인 등의 진술을 추가 공개할 수 있다는 종전 방침과 관련해 "참고인 등으로 진술한 분이 먼저 공개를 원한다는 동의를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언급만 되풀이했다.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를 가리기 위해 검찰이 재산관리인으로 지목한 이영배 이병모씨의 소환 여부에 대해서도 "어제와 같은 입장"이라며 수사가 일단락된 마당에 이들이 자발적으로 검찰에 출석하지 않는 한 먼저 소환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신 차장검사도 "현재로선 경선 전에 처리가 가능한 사건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태민 씨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최씨 유족의 고소 사건은 추가로 받을 자료가 있어 이를 검토해야 할 상황이며 `증거 없음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검찰은 그런 결론을 내린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유찬 씨 관련 사건은 녹취록 공개 등의 상황 변화가 생겨 조사를 진행해야 하고 이 후보의 외곽 후원 조직인 `희망세상21 산악회' 사법처리도 추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며, 김해호 씨의 박근혜 후보 비방 기자회견을 주도한 이 후보캠프의 임현규 씨 기소와 관련해서도 사실 관계 및 법리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사건은 신 차장검사가 지난 13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가급적' 경선 전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던 사안들.

그는 "일부 상황 변화 등이 생겼는데 좀 더 확실히 수사를 해야지 무리하게 시간을 다투면서까지 처리할 이유가 있느냐는 게 수사팀의 의견"이라고 소개했다.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이 후보 측이 `~로 보인다는 식의 어정쩡한' 수사 결론과 발표 시기에 대해 강력 반발하자 휴일인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수사내용 공개를 내비치며 정면으로 맞섰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이를 반영하듯 이 후보 처남인 김재정 씨 측의 고소로 검증공방과 관련한 수사가 시작된 뒤 한 달여간 모든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수사에 `올인'했던 수사팀 일부는16~17일 휴가까지 낸 상태다.

검찰이 이처럼 침묵 모드로 돌아선 것은 검찰 수사가 경선을 목전에 두고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한 상황인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과 함께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불필요한 오해를 자초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검찰의 `계속 수사' 항목에는 개인정보 유출 및 공모 의혹, 국정원의 조직적인 특정인 정보 열람 의혹, 각 후보 비방 기자회견 등의 배후 의혹 등이 빼곡히 들어있어 경선 이후에도 검찰과 정치권의 긴장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