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회장 부인 변중석여사 별세

  • 입력 2007년 8월 17일 14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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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家)의 안주인 변중석 여사가 향년 86세를 일기로 17일 오전 별세했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변중석 여사가 현대아산병원에서 폐렴치료를 받다가 이날 오전 9시40분 타계했다고 밝혔다.

1921년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난 고인인 1936년 1월 15세의 나이로 6세 연상인 정 명예회장과 결혼했다.

변 여사는 정 명예회장과 결혼해 장남 몽필(1982년 사망)씨, 2남 몽구(현대기아차그룹 회장), 3남 몽근(현대백화점 회장)과 5남 몽헌(2003년 사망), 6남 몽준(현대중공업 고문)씨 등 8남 1녀를 슬하에 뒀었다.

고인은 정 명예회장을 조용히 내조하면서 '현모양처'형 재벌가 안주인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변 여사는 특히 남편인 정 명예회장이 사준 자동차를 집에 놔두고 도매시장에 나가 채소나 잡화를 구입했으며 집에서는 언제나 통바지 차림으로 손님을 맞이할 정도로 근검절약을 실천했다.

생전에 매일 새벽 5시에 모든 식구와 함께 아침을 같이 하던 정 명예회장을 위해 새벽 3시에 일어나 아침준비를 직접 챙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고 정인영 한라그룹 회장, 고 정순영 성우그룹 회장, 고 정세영 현대산업 개발 명예회장을 비롯해 정상영 KCC 명예회장 등 시동생들의 결혼 등 집안 대소사를 손수 챙겼다.

이후 장남인 몽필 씨가 1982년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고 1990년에는 4남인 몽우씨가, 2003년 4남인 현대그룹 정몽헌 회장이 대북사업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자살해 생전에 3명의 자식을 떠나 보내야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대표를 비롯해 경희(정희영 한국프랜지 회장 부인)씨 등 5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이며 영결식은 오는 21일 열린다. 장지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이다.

디지털뉴스팀

■현대가문 결속 분위기 조성되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인 변중석 여사가 17일 지병으로 타계함에 따라 범현대가가 이번 일을 계기로 결속을 다질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에 따르면 고 정주영 회장과 변중석 여사는 슬하에 8남 1녀를 뒀으며 장남 몽필 씨와 4남 몽우 씨는 지난 82년과 90년에 사망했고 5남 정몽헌 씨는 2003년에 자살했다.

현대그룹은 '왕회장'으로 불리던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망 이후 형제간의 다툼을 기점으로 현대기아차,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등으로 갈라졌지만 한시도 바람 잘 날이 없없다.

2000년 3월 정몽구 회장의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정몽헌 회장이 보류하면서 촉발된 '왕자의 난'은 왕회장의 친필서명 논란 등으로 격화되다가 이들 세 부자의 동반퇴진으로 겨우 수습됐다.

우여곡절 끝에 현대그룹의 적통을 이어받은 정몽헌 회장은 왕회장의 대북사업을 이어 받았지만 대북송금 특검 수사에 휘말려 2003년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몽헌 회장 사망 직후 미망인 현정은 회장이 사업을 이어받자 이번에는 정상영KCC 명예회장이 '현대가 지킴이'를 자처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대량 매입, '시숙의 난'을 일으킨 뒤 팽팽한 싸움을 반년 이상을 끌면서 서로에게 큰 상처만 남겼다.

이후 지난해에는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형수인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 26.68%를 전격적으로 매입하면서 '시동생의 난'까지 촉발됐다.

현정은 회장과 정몽준 의원은 이후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제사 등에서 수차례 얼굴을 마주쳤지만 별다른 화해 없이 현재까지 냉기류 상황을 보이고 있어 잠재적인 뇌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구나 장자로서 구심점을 잡아줘야 할 정몽구 회장마저 비자금 조성 혐의로 운신의 폭이 좁은데다 집안 제사 등에 아들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보내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아 범현대가라는 이름 아래 결속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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