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한나라 경선 마지막 TV토론서 또다시 거친 공방

  • 입력 2007년 8월 17일 0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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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朴, 2002년 탈당뒤 ‘이인제와 연대’ 발언 왜 부인하나”

朴“李, 세금 안내 부동산 압류… 조세정책 말할 자격있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16일 밤 KBS TV를 통해 생중계된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 마지막 합동토론회에서 또다시 거친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정책 분야 토론 때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이 전 시장은 2002년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이인제 의원과 연대할 수 있다’고 한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도덕성 문제를 파고들었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의 위장 전입과 세금 체납 등을 거론하며 국가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가 2002년 탈당한 뒤 이인제 의원과 연대할 수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KBS 9시 뉴스에 육성으로 인터뷰한 사실이 있다”며 “이는 지도자로서 정직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이념과 노선이 같은 사람이 모이는 것이 정당정치라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이 의원과는 구체적으로 (아무것도) 실천된 것이 없다”며 “탈당 문제를 자꾸 언급하는데 이 전 시장은 1996년 정치 1번지라는 종로에서 선거법을 위반하고 범인을 도피시켜 당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히지 않았느냐”고 맞받았다.

박 전 대표는 또 “자녀 교육을 위해 위장전입을 한 사람이 교육 문제를 말할 수 있는지, 세금을 안 내 부동산을 압류당한 사람이 조세정책을 말할 수 있는지, 125만 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하는 사람이 2만 원만 내고 복지정책을 말할 수 있는지, 노조설립방해죄로 처벌받은 사람이 노동정책을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지도자가 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이 법을 지키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오래된 일들을 잘도 찾아냈다”며 “내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아이만은 제대로 교육하려고 욕심을 낸 것 같다. 이 점은 이미 여러 차례 사과한 바 있다. 큰 교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금을 2억 원씩 냈는데 몇 만 원 아끼려고 그랬겠느냐. 같은 당 식구니 선의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대북 상호주의 원칙만 고집하면 대북관계는 5공화국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이전 정부가 무원칙하게 대북정책을 펴는 바람에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핵을 개발해 오히려 안보가 악화되지 않았느냐”며 “남북관계를 제대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국제관계의 틀 속에서 상호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원희룡 의원은 이 전 시장에게 “기업가와 국가 지도자로서의 성공 요건이 다르지 않으냐. 기업가가 국가 지도자로 성공한 사례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기업 경영의 장점을 행정에 접목시켜 서울시 행정이 비교적 성공하지 않았느냐”며 “기업 경영의 경험을 기반으로 서울시 행정 경험까지 익힌 내가 대통령으로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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