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배 씨 “심부름한 사람이 용처 알겠나”

  • 입력 2007년 8월 1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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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맏형 이상은 씨의 재산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영배 씨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무법인 홍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이상은 회장의 재산 관리인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맏형 이상은 씨의 재산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영배 씨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무법인 홍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이상은 회장의 재산 관리인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조사를 회피하지 않겠다.” “밝힐 것이 있으면 자진 출두하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 자금 흐름의 열쇠를 쥔 인물로 알려진 이영배 씨와 검찰이 16일 신경전을 벌였다.

이 씨는 이날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홍윤’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맏형인) 이상은 회장의 은행 심부름을 해줬을 뿐 (이 씨의) 재산 관리인은 아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이어 “검찰에서 꼭 필요하다고 하면 나가서 조사받을 생각이며 (조사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상은 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용철 변호사는 “검찰에서 결론 내버린 사건에 (참고인이) 먼저 조사받겠다고 가는 것은 절차에 맞지 않는다”며 자진 출석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 씨는 “이 회장이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을 삼성증권에 예탁할 때 처음 계좌 개설을 도와줬고, 2002년 7월부터 이 회장의 신한은행 계좌에서 매달 1000만∼3000만 원씩 서너 번 인출하는 은행 심부름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심부름으로 찾은 돈을 어디에 사용하는지 내가 물어볼 처지도 안 됐고 (이 회장이) 어디에 쓴다고 알려 줄 필요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미 수사가 종결된 사안”이라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검찰이 먼저 소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지켜봐 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검찰로서는 처분을 끝낸 사건이기 때문에 굳이 뭐라고 말할 필요는 못 느낀다”며 “정 밝히고 싶은 게 있으면 자진해서 검찰에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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