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이라크 학자 구하기’

  • 입력 2007년 8월 1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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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사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이라크 학자들 구하기’에 나섰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생존을 위협받는 이라크 학자들을 돕는 데 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살해 위협을 받거나 박해받는 학계의 지식인 150여 명을 요르단 등 주변국으로 이주시켜 연구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재단 측은 “학자들의 두뇌와 연구결과를 보호하는 일은 이라크 미래 발전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재단의 지원 활동은 국제경제연구소(IIE)의 ‘학자구출펀드(Scholar Rescue Fund)’를 통해서 이뤄질 예정이다.

학자구출펀드는 2002년 헤지펀드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 씨 등 미국 월가의 거물들이 참여해 만들었다. 정부에 맞서거나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이유로, 혹은 종교가 달라서 박해받는 전 세계 학자들을 보호해 ‘지적 재산’을 지키자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이라크 학자들이 구출을 요청하는 건수는 매주 40여 건으로 지난해 3, 4건에서 10배가량 증가했다.

2003년 이후 살해된 학자는 3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초에는 바그다드대에서 발생한 폭탄공격으로 교수 등 70여 명이 사망했다. 보고되지 않았거나 납치된 사례까지 감안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앨런 굿맨 IIE 회장은 “이라크 지식층을 상대로 한 테러는 학계의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량 학살)’ 수준”이라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누가 이들을 위협하고 테러사건을 꾸미는지조차 확실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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