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충격’ 어디까지 주택대출 시장도 조마조마

  • 입력 2007년 8월 1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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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3개월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16일 연 5.25%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한국은행이 9일 콜(금융회사 간 초단기 자금거래)금리를 올린 후 5일 연속 상승한 수치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17일부터 주택구입용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연 6.14∼7.84%(설정비 은행부담 조건)의 금리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는 한 달 전보다 0.4%포인트 오른 것으로 대출금 1억 원에 대한 연간 이자부담은 같은 기간 40만 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 비중이 90%가 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의 이자 부담 증가가 대출의 부실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더욱이 이자만 내는 2∼3년의 거치기간이 끝나고 원리금 분할상환에 들어가는 대출고객이 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 올 하반기까지 아파트를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은 처분조건부 대출도 4만6000여 건에 이른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대부분의 은행이 1% 미만의 연체율을 보이고 있어 대출 부실이 발생할 확률은 낮다고 보고 있다. 또 일부 대출이 부실화되더라도 담보인정비율(LTV)이 주택 가격의 50% 이하이기 때문에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평균 9% 내외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 연체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도 낙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에서 증시 폭락에 이어 부동산 가격까지 급격히 하락한다면 금리 상승 추세와 맞물려 대출 부실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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