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폭우에 주가 폭삭 전문가들의 투자전략 조언

  • 입력 2007년 8월 1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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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망이 최선책 vs 저가매수 기회

‘이제라도 팔아야 하나. 아니면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다리며 계속 갖고 있어야 하나.’

16일 주가가 사상 최대 규모로 폭락하면서 손해를 본 개인 투자자들은 매도와 보유의 갈림길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조정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향후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관망해야 한다’는 의견과 ‘저가(低價)에 매수할 기회’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다만 “현재 주식이나 펀드를 갖고 있다면 분위기에 휩쓸린 추가 매도나 환매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 추락의 끝은 어디인가

주가 폭락 원인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대체로 비슷하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 우려를 확산시키면서 세계 각국의 증시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파급 영향이 어디까지 갈지 확인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증시의 상황과 서브프라임 사태의 진행, 그리고 기술적으로 다우존스산업지수의 200일선 하향 이탈 가능성을 고려하면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 증시의 하락폭에 대해서는 지나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이틀 동안 미국 증시가 폭락한 것이 하루에 반영되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며 “심리적인 요인과 수급 문제가 꼬이면서 지나친 반응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센터 파트장도 “시장이 단기적으로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가세했다.

○ “관망이 가장 좋은 전략” vs “위기는 기회”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서는 시장상황을 차분히 관망해야 한다는 의견과 저평가 우량주를 저가에 사들일 기회라는 주장이 엇갈렸다.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전략센터장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일단 보유하면서 관망한 뒤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실적 호전주로 교체 매매하는 것이 좋다”며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는 주가 급락을 매수 기회로 볼 수도 있겠지만 불확실성이 완화될 때까지는 좀 더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주가 상승의 주역이었던 장기 투자자들은 여전히 한국 주식시장을 떠받치고 있다”며 “긍정적인 장기 전망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분할 매수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하락한 중소형 우량주와 시장 대표기업 중심으로 관심의 폭을 약간 좁히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삼성투신운용 양정원 주식운용본부장은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을 고려하고 중장기적으로 본질가치를 따진다면 지금이 지수 저점이어서 저가 매수 기회”라며 “거치식 펀드 투자자라면 3분의 1씩 나눠 투자하고, 적립식 투자도 계속 유지하라”고 충고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섣불리 투매에 나서지 말라’는 데는 대체로 같은 의견이었다.

삼성증권 정 센터장은 “과거 폭락장에서의 경험은 투매에 가담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대신증권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주식 비중을 유지하거나 우량주 중심으로 조금씩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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