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44>抱薪救火

  • 입력 2007년 8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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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행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올바른 방법을 正道라고 한다. 正道를 찾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항상 어렵지만도 않다. 일을 공정하게 수행하고 일을 해나가면서 부정한 이익을 취할 마음이 없다면 正道는 의외로 손쉽게 찾아진다.

방법이 복잡하게 되는 이유는 대개 공정하지 않게 일을 수행하려 하거나 일을 하는 과정에 사심이 개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正道를 찾기 위한 일차적인 방법은 일을 수행하는 자세가 공정한가를 먼저 살피는 것이며, 일의 과정이나 결과를 통하여 사사로운 이익을 취할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抱薪救火(포신구화)라는 말이 있다. 抱는 품에 안다, 가슴에 끌어안다라는 뜻이다. 抱柱(포주)는 기둥을 끌어안다라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약속을 지키다, 신의를 지키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柱는 기둥이라는 뜻이다. 옛날에 어떤 사나이가 한 여자와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사나이는 다리 밑에서 여인을 기다렸다. 여인은 오지 않고 비가 내려 물이 불어났다. 사나이는 그곳을 떠나지 않은 채 마침내 다리의 기둥을 붙잡고 있다가 죽었다는 이야기에서 그 말이 나왔다.

薪은 풀, 섶, 땔나무라는 뜻이고 救는 건지다, 구원하다라는 뜻이다. 물이나 불로부터 사람을 건지거나 구원하기 위해서는 물을 막고 불을 막아야 한다. 따라서 막다, 금지하다라는 뜻이 생겼다. 그러므로 救火는 불을 막다, 불을 끄다라는 말이 된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抱薪救火는 풀을 가슴에 안고 불을 끄려 하다라는 말이 된다. 풀을 가슴에 안고 불을 끄려 하면 불이 꺼지기는커녕 오히려 가슴에 불이 달라붙는다. 좋지 않은 방법으로 일을 해결하려다가 오히려 화를 키움을 뜻한다. 正道를 버리면 이렇듯 항상 抱薪救火의 위험성이 있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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