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애리조나 이적 12일만에 사실상 방출

  • 입력 2007년 8월 16일 0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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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이적 후 불과 12일 만에 사실상의 방출통보를 받았다.

애리조나 구단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지난 2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병현을 지명할당(designated for assignment) 시켰다.

지명할당 조치로 애리조나 구단은 김병현을 열흘 내 트레이드 시키거나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내야 한다. 김병현이 마이너리그 행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완전히 방출된다.

지난 4일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 팀인 애리조나로 이적했던 김병현은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기대 이하의 투구 내용으로 실망을 안겼다. 9일 피츠버그전에서 2.1이닝 동안 5실점했고 지난 15일 플로리다와의 경기에서는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무려 4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2경기 평균자책점만 23.63.

플로리다로부터 웨이버 공시된 김병현을 올 시즌 잔여 연봉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영입했던 애리조나는 김병현이 부진한 투구 내용에 의욕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이자 미련 없이 그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김병현은 트레이드 직전까지 플로리다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호투를 거듭했다. 지난 달 22일 신시네티전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7이닝을 소화하며 5피안타 1실점한 후 27일 애리조나전(5이닝 2실점), 8월 2일 콜로라도전(5.1이닝 2실점)에서 선발 투수로 제 몫을 했다. 특히 콜로라도 전 승리로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통산 50승이라는 뜻 깊은 기록까지 세웠다.

김병현 개인적으로도 플로리다 생활에 만족했고 모든 주변 여건은 더 없이 좋았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애리조나 행은 김병현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애리조나 이적 후 마운드에 선 김병현의 표정에는 짜증이 묻어났고 수비 동작에서도 성의가 보이지 않았다. 예상치 못했던 트레이드가 예민한 성격의 그를 흔들어 놓은 셈이다.

현재로서는 김병현이 마이너리그 행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은 가운데 몇몇 팀들이 김병현에게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현의 올 시즌 잔여 연봉 80만 달러를 애리조나 구단이 지불해 몸값에 대한 부담도 없는데다 경험과 구위 면에서 아직까지 쓸만하기 때문이다. 항간에서는 김병현이 플로리다로 다시 컴백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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