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현대차에 ‘러브콜’

  • 입력 2007년 8월 1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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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미국 크라이슬러의 ‘제휴 러브 콜’에 응할 것인지가 세계 자동차업계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크라이슬러는 485만 대, 현대·기아차는 371만 대를 판매해 세계 자동차 판매순위에서 각각 5, 6위를 차지한 경쟁업체다.

2003년까지만 해도 이들 회사는 엔진과 자동차 공동 개발에 나서며 서로 지분을 매입하는 등 활발한 제휴를 맺는 듯했지만 2004∼2005년 지분을 청산하고 ‘밀월 관계’를 끝냈다.

그러나 올해 5월 크라이슬러가 다임러에 합병된 지 9년 만에 분리되고 서버러스펀드에 매각되면서 생존을 위해 아시아권 자동차 회사들과 적극적으로 제휴에 나서고 있다.

○ 크라이슬러, 아시아 파트너 물색

프랭크 플레건 크라이슬러 개발담당 부사장은 최근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현대차 및 미쓰비시자동차와 기술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라이슬러는 5년 안에 미국 내에서 자동차 판매량을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종류의 신차(新車)와 신형 엔진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개발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사업 파트너로 과거 긴밀한 제휴관계를 맺었던 현대차와 미쓰비시를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크라이슬러는 지난달 중국 체리자동차와 소형차 생산 및 판매부문에 협력하기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기도 했다.

현대차-다임러크라이슬러-미쓰비시는 2000년 소형차를 공동 개발하는 월드카 프로젝트를 비롯해 상용차 공동 개발도 추진한 바 있다.

또 현대차는 미쓰비시와 1973년부터 20여 년간 제휴관계를 유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들 3개 회사의 제휴가 재개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위상 높아진 현대차는 손익 저울질

현대차는 크라이슬러가 곧 공식적인 제휴 요청을 해올 것으로 보고 신중한 손익 계산에 들어갔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현대차의 위상이 높아졌고 독자적인 개발과 해외생산 능력이 보강됐기 때문에 크라이슬러와의 제휴가 어떤 실익을 줄 수 있을지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기술과 규모 면에서 뒤졌던 과거와 달리 최근 5년 새 크게 성장해 크라이슬러 및 미쓰비시와의 제휴가 장기적인 경영성과 개선에 도움이 될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동차전문지인 모터오소리티는 10일 “현대차의 성공에 크라이슬러가 필요할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이들 회사와 자동차 플랫폼, 엔진, 변속기 등을 공유하면 개발비용이 절감돼 수익성 향상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는 등 제휴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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