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무기 구매 더 쉽게”

  • 입력 2007년 8월 16일 03시 06분


코멘트
美의회 법안 제출… 통과땐 NATO - 일본 수준으로



한국 정부가 미국에서 무기나 군사장비, 부품을 지금보다 신속하게 구매하고 일부 수수료도 감면받도록 하는 법안이 지난달 23일 미 의회에 제출됐다.

14일 주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본드(공화당·미주리 주) 상원의원은 한국 정부의 미국산 무기 구매 과정에서 △의회의 심의 기간 단축 △심의 대상 축소 △구매수수료 감면 등의 내용을 담은 ‘한미군사협력개선법안’을 제출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이 법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면 한국이 미국의 대외무기판매(FMS) 프로그램에서 적용받는 지위가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한국은 1987년 ‘비(非)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요 동맹국’으로 지정됐지만 앞으로는 ‘NATO+3국(일본 호주 뉴질랜드)’ 수준으로 향상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법안은 한국에 대한 미 의회의 무기 수출 심의 기간을 현행 ‘50일 또는 30일 이내’에서 ‘15일 이내’로 단축하도록 대외원조법 및 무기수출통제법 등 관련법을 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 의회 심의를 의무화하는 무기구매액 상한선이 높아지게 돼 일부 절차가 간소화된다. 법안은 의회에 통보해 심의를 받아야 하는 구매액 한도를 주요 군사 장비는 현재 14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로, 일반 군사용 부품 및 서비스는 5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건설 및 설계 서비스는 2억 달러에서 3억 달러로 각각 높였다.

또 미국에서 무기를 구매할 때 수수료 형태로 추가되는 ‘계약 행정비’도 감면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법안에는 무기 구매 후 매년 분납금 납부 때 적용되는 할인율(이자율)을 낮추는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 국방부는 2005년 이후 무기 구매액 상승으로 이어지는 할인율의 인하 가능성을 미국 국방부에 타진했으나 ‘실익이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본보 7월 14일자 A15면 참조
[밀월외교]“反美” 외치는 바킹 외교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는 미국 의회를 상대로 한 로비 예산을 한국 국회에 요청하면서 “FMS 등급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서한을 국회에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최근 “3등급에서 2등급으로 향상되면 할인율은 낮아지지만 한국은 그동안 교육훈련 기회 및 제공되는 부품의 개수 측면에서 2등급 국가인 일본보다 우월한 대우를 받아 왔다는 답신을 미국 국방부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법안의 제안 설명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0년간 미국산 무기를 69억 달러어치 구매한 5대 무기 구매국이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화보]日 구매 논란 일으킨 F-22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