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교사-5000만원 전달’ 녹취록, 檢 “신빙성 없어”

  • 입력 2007년 8월 1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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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경선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 측 강신욱 법률지원특보단장(가운데)과 홍사덕(오른쪽) 안병훈 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도곡동 땅 의혹 수사 발표에 대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문제 제기를 비판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한나라당 경선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 측 강신욱 법률지원특보단장(가운데)과 홍사덕(오른쪽) 안병훈 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도곡동 땅 의혹 수사 발표에 대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문제 제기를 비판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지구당 사무국장이던 권영옥 씨가 ‘내가 김유찬 씨에게 위증을 시켰고 김 씨에게는 5000여만 원이 건네졌다’고 말한 녹취록 내용이 15일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이 전 시장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녹취록은 이 전 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지구당 조직부장이던 주종탁 씨가 올 4월 권 씨 등과의 술자리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찬 씨는 위증교사 대가로 이 전 시장 측에서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박 전 대표 측 김재원 대변인은 이날 “권 씨가 위증교사를 했던 사실을 명백히 인정한 것”이라며 “김 씨를 구속했더라도 새로운 자료가 나왔기 때문에 즉시 재수사를 하고 필요한 경우 공소취소 등이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측 장광근 대변인은 “김유찬 관련 녹음 CD 및 녹취록 공개는 또 하나의 공작음모”라며 “검찰이 권 씨를 포함해 모든 관계자들을 여러 차례 불러 사실 확인을 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기 때문에 달라질 게 없다”고 반박했다.


촬영 : 이종승 기자

권 씨는 이날 해명서를 통해 “검찰에서 김 씨와 2차례에 걸쳐 대질조사를 벌일 때 김 씨 스스로 본인이 위증을 부탁한 적 없다고 말했다”며 “녹취를 당한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사실과 다르다. 함께 술자리에 있던 인물들도 내가 위증을 부탁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김 씨 수사 때 이미 녹취록과 원본 CD를 확보해 면밀히 검토했으며 녹취록 내용에 신빙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신종대 2차장은 “일반적으로 과거 녹취 내용이 현재 주장과 다르면 법정에서도 증언으로 채택되지 않는다”며 “수사 당시 권, 주 씨 등은 수시로 말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판단해 말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오세인)는 16일 주 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김 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김 씨는 2월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 시장을 위한 위증 대가로 1억2050만 원을 받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 주 씨는 7월 김 씨와 기자회견을 열어 “김 씨 해외도피에 이명박 씨 등 고려대 동문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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