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이 조공이냐… 열린우리 사수하라”

  • 입력 2007년 8월 1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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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자기네 사유재산도 아닌데 이제까지 지지해 준 사람을 다 갖다 바치려고 하느냐. 당원이 무슨 조공이냐.”(ID ‘mono1999’)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을 앞둔 열린우리당 당원 홈페이지가 시끄럽다.

18일 전당대회를 거쳐 민주신당에 흡수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지도부에 대해 ‘골수’ 당원들이 홈페이지에서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당을 사수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지도부는 이미 신당행으로 방향을 정했으나 골수당원들은 따라갈 생각이 없다.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이 이뤄지면 열린우리당 당원들은 별도의 절차 없이 자동적으로 민주신당 당원이 된다.

기간당원이라고 밝힌 ID ‘신돌’은 “살던 집이 어려워지니 뛰쳐나가 제 집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술수로는 하늘 아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당 지도부를 비난했다.

기간당원 ‘한강’은 ‘지도부의 결정에 따르지 못하는 10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열린우리당의 자산은 주인인 우리 당원의 것이며 이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수파 당원들로 구성된 ‘열린우리당 지킴이연대’는 서울남부지법에 정세균 당의장 직무집행정지와 전당대회 무효확인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이르면 16일경 인용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윤호중 대변인은 “현 지도부는 2월 전당대회에서 적법하게 선출됐다”며 “법원이 사수파 당원들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과 달리 당 사수를 선언한 열린우리당 예비 주자인 김혁규 전 경남지사, 강운태 전 내무부 장관, 김원웅 의원에 대해서는 칭찬하는 게시물 일색이다. 김 전 지사의 홈페이지는 그가 당 사수와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14일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의 접속이 몰려 한때 마비 사태를 빚기도 했다.

당 사수를 결의한 이들 예비 주자 세 사람은 1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치러지는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흡수합당안 부결에 노력하기로 15일 합의했다. 이들은 전당대회에서 합당안을 반드시 찬반 토론을 거쳐 표결로 처리할 것과 당내 대선주자들에게 발언권을 부여할 것 등을 지도부에 요구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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