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8·15사설 ‘1000마리 파리’에서 배우자

  • 입력 2007년 8월 1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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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을 일본에서는 ‘종전 기념일’로 부른다. 일본 신문들은 올해도 대부분 평소보다 훨씬 긴 사설을 통해 이날을 기렸다. 그러나 신문사별로 논조는 조금씩 달라 전쟁에 대한 요즘 일본 사회의 시각차를 반영했다.

아사히신문은 ‘천 마리 파리를 상상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역사를 배우는 중고교생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태로 썼다.

이 사설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한 군인이 하룻밤 휴가를 얻기 위해 부대에서 기르는 잉어에게 줄 사료용 파리 1000마리를 잡고는 기뻐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일본에 전쟁의 추악함을 전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1000마리 파리’가 전쟁의 광기를 상징한다는 것.

이 신문은 “보고 싶지 않은 것에서 눈을 돌려 버리면 편협한 역사가 돼 버린다”며 현실을 보는 힘을 키울 것을 권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생활의 안전보장이 필요하다, 국민의 현실을 직시하자”며 헌법 개정이나 애국심 등 이념을 앞세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질타했다. 도쿄신문은 ‘극한으로부터의 메시지’란 제목으로 ‘평화보다 전쟁을 희망하게 된’ 젊은 세대의 좌절감을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종전기념일이 엄숙한 추도의 날이 되도록 하자”며 일왕이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할 수 있으려면 A급 전범의 분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신사 측에서 종교상의 이유로 분사가 어렵다면 그것 또한 종교법인의 고유 권한이라며 대체추도시설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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