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구국 100년’ 기려 525km 국토 종주

  • 입력 2007년 8월 15일 2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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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중고교 동문 100여 명이 광복절인 15일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에서 서울 종로구 계동의 모교까지 국토종단 마라톤을 시작하기에 앞서 힘찬 함성을 지르고 있다. 해남=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중앙중고교 동문 100여 명이 광복절인 15일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에서 서울 종로구 계동의 모교까지 국토종단 마라톤을 시작하기에 앞서 힘찬 함성을 지르고 있다. 해남=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5일 오전 푸른 남해가 내려다보이는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의 '땅 끝 전망대'.

북위 34도 17분 21초. 한반도의 최남단이다.

광복절인 이날 오전 서울 중앙 중, 고교 동문 100여 명이 이 곳에 모였다.

일제 강점기의 3·1운동과 6·10만세 운동 등 항일 운동을 주도했던 선배들의 뜻을 기리는 국토 종단 마라톤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땅 끝 마을에서 서울 종로구 계동의 중앙 중, 고교까지 총 525㎞를 달리는 이번 마라톤 은 중앙 중, 고교 졸업생과 전현직 교직원으로 구성된 '중앙교우회'가 내년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첫 번째 행사다.

이날 마라톤 출정식은 풍물패의 길놀이로 흥겹게 시작됐다.

중앙 중, 고교 동문들은 '대한민국의 중앙에서 세계의 중심으로'라는 100주년 표어가 쓰인 걸개그림을 펼쳐들고 국토 종단 마라톤을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백순지(63) 중앙교우회장(중앙고 54회 졸업)은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마라톤 행사를 땅 끝에서 연 것은 이 곳이 국토의 끝이자 시작이기 때문"이라며 "비록 백두산까지 못 가고 모교에서 멈추지만 통일이 오는 그날 후배들이 국토 종단을 끝까지 마무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남 마라톤 동호회원과 땅 끝 주민들도 나와 이들의 '의미 있는 도전'을 축하했다.

교우들은 국토 종단의 무사 성공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낸 뒤 준비한 떡과 음식을 주민들과 나눠 먹고 오색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이어 출발점에 선 교우들은 '파이팅'을 외친 뒤 첫 번째 마라톤 주자들을 격려했다.

첫 번 째 주자는 마라톤 참가자 중 가장 선배인 공종원(69·49회)씨, 김병일(63) 전 기획예산처 장관(55회), 막내인 박창범(37·81회) 씨 등 8명.

이들이 첫 6㎞구간을 완주한 뒤 다른 교우 10여 명이 이어 달렸다. 이렇게 43.2㎞ 거리를 이어 달린 끝에 오후 5시 이날의 마지막 주자들이 해남읍 해남경찰서에 도착했다.

중앙고 75회 졸업생인 배진한(43) 씨는 "무더운 날씨와 뜨거운 아스팔트 때문에 숨쉬기가 힘들 정도였지만 교우들의 응원 덕으로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제 1구간을 무사히 완주한 교우들은 9월 9일 제2구간인 해남경찰서 앞에서 전남 나주시 석현동까지 50㎞구간을 달리는 등 총 525㎞를 10개 구간으로 나눠 달린다.

이들은 마라톤을 하면서 교육구국(敎育救國)의 정신으로 중앙 중, 고교(옛 중앙학교)와 고려대를 명문 사학으로 키워낸 인촌 김성수 선생의 전북 고창군 부안면 봉암리 생가, 충남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 경기 화성시 향남면 제암리교회, 서울 종로구 탑골 공원에 들러 선열의 뜻을 기린다.

마라톤 행사가 끝나는 내년 6월 1일 교우들은 탑골 공원에서 중앙고까지 마지막 구간을 성화를 들고 달려 교정에 세워질 성화대에 불을 밝힐 예정이다.

중앙교우회는 이번 국토 종단 마라톤 외에 한국 보이, 걸 스카우트의 전신인 조선소년단 발상지비(碑) 건립, 기념음악회, 히말라야 가셔브롬Ⅰ(8068m) 등반 등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해남=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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