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미디어 선전전 상당한 성과"

  • 입력 2007년 8월 15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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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인질을 납치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세력이 미디어전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15일 제기됐다.

전세계 미디어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으며 자신들의 주장을 톡톡히 알린 데다가 인질석방 협상 과정에서 아프간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협상 상대방으로 인정을 받는 등 이들이 정치적으로 거둔 성과는 상당하다고,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외신이 전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보안 관련 컨설팅 업체 다이나믹 피티사의 앤소니 무어하우스는 "인질들의 비디오 영상 공개와 각 미디어의 인터뷰 허용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알린 탈레반 세력이 이로써 거둔 정치적 성과는 이들 스스로의 기대를 뛰어넘는 상당한 수준"이라며 "또한 한국과의 대면협상 과정에서 탈레반이 정치적 주체로 인정받음으로써 미군 주도의 연합군 주둔의 당위성에도 상당한 손상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탈레반 세력은 미디어를 활용한 선전전에서 주도 면밀함을 보여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인 인질의 첫 비디오 영상은 납치 이후 11일이 지난 뒤 아랍계 알자지라 방송에 의해 공개됐는데 이는 이미 지난 4월 아프간 남서부 지역에서 자행된 프랑스 노동자 두 명의 납치 때에도 동일하게 활용된 방법이다.

탈레반은 이어 BBC 방송에 한국인 인질 인터뷰를 허용하는 등 잇단 미디어와의 인터뷰 허용을 통해 한국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같은 수단을 통해 탈레반 세력이 노린 목적 역시 다중적이라는 평가다.

국제문제 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의 세쓰 존스 연구원은 "탈레반 세력의 선전전은 아프간인들에게 외세의 축출과 이슬람국가 건설에 참여하라는 메시지를 전함과 동시에 세계 각국이 테러에 대한 부담으로 현 정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줄이도록 압박을 가하는 이중 목적을 가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이 탈레반 세력이 다각도의 전술을 갖고 외국인 테러에 임하는 반면 탈레반에 맞서는 국제사회의 대응은 통일돼있지 않은 실정이다.

미국의 대테러세력에 대한 강경한 대응 원칙에도 불구, 이탈리아는 지난 3월 자국 기자가 납치당한 사태를 풀기 위해 미화 200만달러 이상의 몸값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이후 테러를 조장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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