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트레이드 급격 회수 땐 1997년 같은 혼란 올 수도”

권오규(사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4일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투자 자금이 급격하게 회수된다면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싼 엔화를 빌려 다른 나라에 투자해 금리 차를 챙기는 거래를 말한다.

권 부총리는 이날 재경부 직원게시판에 올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를 다녀와서’라는 글에서 “이번 APEC 재무장관회의에서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 등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에는 과도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러한 금리 차를 노리는 거래가 과도할 경우 자금이 유입된 나라의 거시경제를 흔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례로 1980년대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노르딕 3국의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급등 현상은 일본 은행들의 막대한 자금이 현지에 유입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1997년 11월 일본 은행들이 우리나라에 대출했던 대규모 자금을 한꺼번에 회수하면서 비(非)일본계 은행들의 자금 회수에까지 영향을 끼쳐 결국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발생을 촉발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