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DJ, 섭정하려면 차라리 정계복귀하라”

한나라당은 1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개입 논란에 대해 “‘섭정’을 하려면 차라리 정계 복귀를 하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여당의 총재가 된 듯한 김 전 대통령의 정치 개입이 점입가경”이라면서 “여권의 대선주자들도 김 전 대통령을 찾아가 모두 머리를 숙이고 ‘민족의 사표’니 하면서 치켜세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 대변인은 “북한 핵이 정상회담에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느니, ‘도로 열린우리당’ 비판에 당당하게 맞서라느니 한마디로 훈수가 노골적”이라며 “국정 실패한 정권, 서민을 울린 정부를 계속해서 편든다면 민심은 더욱 더 정권교체를 바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몸집만 큰 ‘도로열린당’ ‘국정실패당’ 설립을 눈앞에 두고 김 전 대통령이 사실상 각본 감독 연출을 맡고 있다”며 “더 나아가 그쪽 (범여권) 대선주자들에게 도로열린당이란 비판에 적극 대응하라는 구체적 작전까지 지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이종승 기자

민주당 신국환 의원은 이날 발표한 ‘김대중 전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질의서’에서 “박준영 전남지사, 박광태 광주시장, 김홍업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을 모두 민주당에서 빼내 보낼 정도로 ‘도로 열린우리당’이 민주당보다 소중한 가치였습니까”라며 “김대중을 역사적 대통령으로 만든 밀알들인 조순형, 박상천, 김영환을 버리고 ‘도로 열린우리당’을 택한 지금 행복합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신 의원은 “호남 출신 대통령 김대중이 만들고, 누리고, 버리고 떠난 민주당을 대구·경북 출신 신국환이 지키는 것이 희대의 아이러니 아닙니까”라면서 “김 전 대통령은 박준영 지사, 박광태 시장, 김홍업 의원을 민주당에 재입당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