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나라 법전 ‘지정조격’ 영인-교주본 발간

  • 입력 2007년 8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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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발견 세계유일본… 14세기 ‘글로벌 스탠더드’ 역할

세계 유일본으로 국내에서 발견됐지만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원(元) 제국의 법전 ‘지정조격(至正條格)’의 영인본·교주본(휴머니스트)이 15일 발간된다.

지정조격은 원 순제(順帝) 지정 6년(1346년) 반포된 법전으로 지원신격(至元新格)과 대원통제(大元通制)에 이은 원대 마지막 법전이다. 이 법전은 2003년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장서각 국학자료연구실에서 경북 경주시 양동마을 경주 손씨 종가로부터 기탁 받은 고문서를 정리하다가 발견됐다. 중국과 몽골에서도 사례가 없던 일이었다. 학계에선 조선 세종 초 외교 문서를 관장하던 승문원(承文院) 박사였던 손사성(孫士晟)의 소장 책자로 추정한다.

학계에선 14세기 ‘글로벌 스탠더드’였던 이 기록유산을 국보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동안 한중연 측은 “보존처리 중인 데다 국내 학자들이 내용을 충분히 검토한 뒤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 그 연구팀의 일원인 몽골사 전공자인 김호동(서울대) 이개석(경북대) 교수와 자료를 발굴한 안승준 한중연 전문위원 등이 이번 책의 원문교감과 해설을 맡았다. 조사 결과 4책으로 추정되는 전체 분량 중 공통조항 150조, 민법조항 1700조, 형법조항 1059조 등 2909조 2책 분량의 내용이 확인됐다.

김호동 교수는 “지원신격과 대원통제도 원본이 다른 기록에 수록된 일부 내용만 발췌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자료의 의미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안승준 전문위원은 “이 자료가 원본인지 아니면 세종 때 새로 편집한 것인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기념해 16, 17일 한중연에서는 ‘13∼14세기 동아시아의 법과 사회’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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