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씨 도곡동 땅 차명의혹…김재정씨 몫은 본인소유”

  • 입력 2007년 8월 13일 2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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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차명 소유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을 사고 판 대금 중 이 전 시장의 맏형 상은 씨의 지분은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고 검찰이 밝혔다.

하지만 도곡동 땅을 상은 씨와 함께 사고 판 이 전 시장의 처남 김재정 씨의 지분은 본인 소유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과 공안1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한나라당 대선 주자 관련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상은 씨가 김 씨와 함께 1985년 15억 원에 도곡동 땅을 공동 구입한 것과 관련해 7억8000만 원을 골재 채취 및 현대건설 납품 이익, 젖소 판매 대금 등으로 조달했다고 해명한 것은 객관적 증빙자료가 없으며 자료 제출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1995년 이 땅을 포스코 개발에 263억 원에 매각한 뒤 상은 씨가 △100억 원이 넘는 돈을 금리가 낮은 채권 등 간접투자 상품에 10년 이상 넣어두고 △이 돈 중에서 2002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매달 2000만~4000만 원씩 15억여 원을 97차례에 걸쳐 모두 현금으로 인출했고 △자금관리인 이 모 씨와 전혀 통화한 적이 없는 점을 감안할 경우 "이씨 본인의 돈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도곡동 땅 가운데 이상은 씨 명의 지분은 제3자의 차명재산으로 보인다"며 "그가 누구인지 가리기 위해서는 실제 돈을 관리하는 이 씨를 조사할 필요가 있지만 검찰 출석에 응하지 않아 진상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재정 씨의 계좌를 추적하고 신용카드 사용 및 납세 내역 등을 확인한 결과 도곡동 땅의 김 씨 지분은 본인 소유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충남 당진 등 전국 각지에 갖고 있는 땅도 김 씨의 것으로 판명됐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건설이 도곡동 땅을 매입한 과정은 김만제 당시 포철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지만 김 전 회장이 출석에 불응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검찰은 이어 ㈜다스의 자회사인 홍은프레닝의 천호 동 주상복합개발 특혜 의혹은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고 최태민 목사의 재산형성 과정에 관한 의혹은 한나라당 후보 경선일(19일) 전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검찰관계자는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하면 14일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국가정보원이 이 전 시장 및 가족·친인척 관련 행정자치부의 지적 전산망 자료를 10여 차례 조회하고 전과조회를 수차례 한 사실을 밝혀내고 '부패척결 태스크포스(TF)팀 운영' 등 의혹과 함께 계속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이 전 시장 측 박형준 대변인은 "이상은 씨는 검찰 발표 후 '검찰이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조만간 자료를 제출해 해명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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