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면 안놓는 ‘타이거’ 우즈

  • 입력 2007년 8월 1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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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역전패는 드물다.

특히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 공동 선두 이상의 성적으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1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그런 그가 메이저 무대에서 통산 13번째로 마지막 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하게 됐다.

우즈는 12일 미국 오클라호마 주 털사의 서던힐스CC(파70)에서 열린 제89회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여 중간합계 7언더파 203타로 이틀 연속 선두를 지켰다. 2라운드에서 역대 메이저 최소타 타이인 63타를 몰아치며 선두로 나서 40도를 넘는 폭염보다 더 뜨거운 기세를 보인 우즈는 2위 스티븐 에임스(캐나다)를 3타 차로 따돌렸다.

‘역전 불허’의 뒷심을 감안하면 하루 남은 경기는 안 봐도 결과는 뻔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우즈에게 6타 뒤진 5위인 어니 엘스(남아공)는 “골프 팬이라면 마지막 날은 중계를 보는 대신 퍼트 연습하는 게 낫다”고 말할 정도.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우즈는 챔피언 조에서 맞붙게 된 에임스를 상대로 2006년 2월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대회 신기록인 9홀 차의 대승을 거둔 적이 있다. 당시 에임스는 경기 전 “우즈의 드라이버 정확도가 떨어져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고 큰소리쳤다가 망신만 톡톡히 당했다.

1, 2라운드에서 이틀 연속 1오버파를 쳤던 ‘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는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이 대회 들어 처음으로 타수를 줄이며 중간합계 이븐파 210타를 기록해 전날 공동 19위에서 공동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우즈에게 7타 뒤진 가운데 자신의 메이저 최고 성적인 2004년 마스터스 3위도 넘볼 만하다.

▼‘아, 메이저 징크스’ 가르시아, 또 고배▼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거듭된 메이저 대회와의 악연에 고개를 숙였다.

가르시아는 제89회 PGA챔피언십 3라운드가 끝난 뒤 스코어카드 오기로 실격 처리됐다. 17번홀(파4)에서 보기를 했는데도 마커인 부 위클리(미국)가 파로 잘못 적어둔 스코어카드를 확인도 안 한 채 서명하고는 코스를 떠난 것. 어차피 중간합계 9오버파로 하위권으로 추락했던 가르시아는 18번 홀에서 짧은 파 퍼트에 실패해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상태였다.

가르시아에게 올 시즌 4대 메이저 대회는 굴욕의 연속이었다. 마스터스와 US오픈 때 예선 탈락했고 지난달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우승을 눈앞에 뒀다 경기 막판 어이없는 실수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동타를 허용한 뒤 연장 끝에 준우승에 머문 데 이어 또다시 불운에 시달린 것이다.

메이저 통산 37개 대회에 출전해 아직 단 1승도 없는 가르시아는 ‘메이저 무관’의 꼬리표를 올해도 떼어내지 못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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