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잘 잡아야 건강도 잡는다

  • 입력 2007년 8월 1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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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은 바퀴벌레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다. 바퀴살충제 판매업체들은 1년 중 8월에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다.

여름철 바퀴는 모기만큼 무섭다. 식중독뿐만 아니라 장티푸스, 콜레라를 일으키는 세균과 기생충을 옮기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또 바퀴는 비염, 알레르기, 천식, 습진, 피부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습한 곳은 바퀴의 온상=암컷 바퀴는 1년에 최대 40만 개의 알을 낳는다. 알에서 깨어난 뒤 성충기에 도달하기까지 여러 차례 허물을 벗는데 이 허물에 온갖 세균과 병원균이 묻어 있다.

바퀴는 천성적으로 온도가 높고 축축한 곳을 선호한다. 싱크대 밑, 가스레인지 밑, 라디에이터 근처, 찬장과 책상 서랍은 바퀴가 서식하기 좋은 장소다. 음식 찌꺼기 거름망, 젖은 스펀지, 고여 있는 물에서도 바퀴가 많이 발견된다. 낮은 온도에도 저항력이 강해 냉장실에서 1∼3시간 살 수 있다.

바퀴는 라디오, TV, 컴퓨터 등 가전제품 속에도 잘 들어간다. 온도가 높고 공기 소통이 잘 안 되는 어두컴컴한 가전제품 속에 들어가 부품 회로를 막아 버리기도 한다.

바로 눈앞에서 바퀴를 봤어도 잡기가 쉽지 않다. 바퀴는 초당 28cm의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고공낙하 시 안전하게 착지하는 능력도 있다.

▽싱크대 주변을 청결하게=집에 바퀴가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려면 오후 10시경 부엌의 불을 껐다가 밤 12시경 다시 불을 켜고 바퀴가 기어 다니는지 확인해 보자. 한 마리 정도 보이면 대개 10마리 이상 바퀴가 살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한 마리도 안 보이면 바퀴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낮에 바퀴가 많이 보이면 너무 굶주려 낮에도 음식물을 찾는 중이거나 수가 많아져 새로운 거처를 찾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다.

부엌 싱크대 개수구 주변은 물기와 적당한 온도 때문에 집 안에 있는 바퀴의 90% 이상이 서식하는 곳이다. 씻지 않은 그릇을 싱크대에 하루 정도 방치하거나 거름망에 음식물 쓰레기를 그대로 두면 바퀴에게 매일 먹이를 주는 것과 같다.

자기 전에 싱크대 개수구 주변과 거름망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말끔히 비우고 물기를 없앤다. 또 개수구 뚜껑을 닫아 바퀴의 이동을 차단한다. 젖은 스펀지와 수세미는 암모니아 용액에 헹군 후 비닐봉지에 밀봉해 두면 바퀴의 번식을 막을 수 있다.

바퀴는 과자 부스러기도 좋아하므로 과자를 먹고 나서 주변은 깨끗이 치우도록 한다.

▽죽은 바퀴는 즉시 치워야=스프레이 에어로졸 타입의 살충제는 바퀴가 많이 다니는 곳에 30cm 간격으로 축축이 젖을 때까지 충분히 뿌려두면 바퀴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칫솔, 치약, 비누 위나 누전 위험이 있는 전기 콘센트에는 뿌리지 않도록 한다.

부착형 살충제는 집안 곳곳에 붙이는 것보다는 바퀴가 많은 부엌에 집중적으로 붙이도록 한다.

연기가 나오는 훈연제(연무제)를 사용할 때는 방의 문과 창문을 닫고 훈연제를 켠 뒤에 두 시간가량 밖에 나와 있다가 들어가도록 한다.

죽은 바퀴 처리도 중요하다. 죽은 바퀴를 방치하면 다른 바퀴의 먹잇감이 될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되므로 즉시 휴지에 싸서 버린다.

(도움말=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 장호현 헨켈홈케어코리아 부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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