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아 vs 풍운아… PGA챔피언십 1R 스톰-댈리 1-2위 올라

  • 입력 2007년 8월 1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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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인생극장’의 사연 많은 주인공을 한데 모아 놓은 것 같다.

10일 미국 오클라호마 주 털사의 서던힐스CC(파70)에서 열린 제89회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선두권에 나선 그레임 스톰(29·영국)과 존 댈리(41·미국) 얘기다.

세계 랭킹 128위 스톰은 보기 없이 5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고 세계 423위 댈리는 3언더파 67타로 2타 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톰은 5년 전 케이크 공장에서 주급 148파운드(27만8400원)를 받고 꽁꽁 언 손에 입김을 불어 가며 접시를 닦으면서 골퍼로 성공할 꿈을 키웠다. 돈을 아끼려고 2000년 마스터스 때는 어머니가 캐디 백을 멨다. 2000년 프로 데뷔 후 지난달 프랑스오픈에서 뒤늦게 유럽투어 첫 승을 올렸다.

도박과 알코올의존증 등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랐던 댈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예 대회 코스에서 연습 라운드를 한 번도 안 했다. 근처 골프장에서 카트를 타고 겨우 3시간 공을 친 게 대회 준비의 전부였다. 이틀 동안 골프장 근처 카지노에서 슬롯머신으로 소일한 그는 이날 40도의 무더위 속에서 다이어트 소다에 시가를 문 채 장타를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기록했다. 1991년 이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초청받은 댈리는 대기선수로 출전한 16년 전 당시에도 연습 라운드 없이 정상에 오른 것으로 유명하다.

최경주(나이키골프)와 시즌 메이저 첫 승을 노리는 타이거 우즈(미국)는 공동 23위(1오버파 71타)로 경기를 마쳤다. 첫날 까다로운 코스와 폭염 탓에 12명만이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다. 올 US오픈 챔피언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는 파3의 6번홀(200야드)에서 OB 두 개에 3퍼트까지 겹치며 무려 7오버파 10타로 무너진 끝에 공동 146위(11오버파 81타)로 처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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