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프로골퍼 이승만 뜻깊은 첫 레슨

  • 입력 2007년 8월 10일 17시 17분


코멘트
10일 이승만 프로골퍼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골프연습장에서 농아장애어린이를 대상으로 골프교습을 하고있다. 김재명기자 base@donga.com
10일 이승만 프로골퍼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골프연습장에서 농아장애어린이를 대상으로 골프교습을 하고있다. 김재명기자 base@donga.com
비록 제대로 들을 수 없고 말도 할 수 없었지만 그들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했다.

힘차게 허공을 가르는 타구에는 소리 없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청각장애 프로골퍼 이승만(27·테일러메이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6월 아시아투어에서 첫 승을 거둔 그는 모토로라의 사내 봉사활동 동아리 '모토로라 앤젤스'의 초청으로 10일 서울 강남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서울 삼성농아원의 원생 16명에게 뜻 깊은 골프 레슨을 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누구를 가르쳐 본 그는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그립과 스윙 같은 골프의 기본을 수화를 통해 전달해 주며 비지땀을 쏟았다. 게다가 그 역시 20년 전인 1987년에 이 학교를 몇 개월 다녔기에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갖고 있는 어린 후배들에게 대한 마음은 더욱 애틋했다. 삼성농아원 김영실(34) 교사는 "학생들이 며칠 전부터 기대가 컸다.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졸업 후 다양한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레슨 내내 밝은 표정을 지어 보인 이승만은 "뭔가 희망과 꿈을 주고 싶었다. 장애가 있다고 마음 약하게 먹으면 안 되며 하고 싶은 일에는 용기 내기를 바란다. 내가 더 잘 돼 작음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눈빛과 몸짓으로 서로의 마음을 읽은 이승만과 학생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하루였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