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시료 2kg 폐기물 착각해 소각

  • 입력 2007년 8월 1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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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관하던 우라늄 시료 2kg이 산업 폐기물로 잘못 분류돼 소각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뒤 보관 중이던 10% 농축우라늄 0.2g과 천연우라늄 1.8kg, 감손우라늄 0.8kg 등이 든 상자가 올해 5월 관리 소홀로 소각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우라늄은 레이저 연구 장치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 실험에 쓰인 것으로 원자력연구원은 이 실험 때문에 IAEA의 특별 사찰을 받았다.

연구원 측은 골프공 크기 정도인 문제의 우라늄 시료를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노란색 상자에 담아 연구원 내 레이저 관련 시설에 보관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이 산업 폐기물로 잘못 알고 올해 5월 경기 안산시의 한 소각장에서 소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각된 폐기물은 녹아내린 상태에서 소각장 바닥에 남겨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당시 시료를 연구소 내 사용 후 핵폐기물 저장고로 옮기려 했으나 IAEA 측이 ‘사찰이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고 해 레이저 관련 시설에 뒀다가 산업 폐기물로 오인된 것 같다”고 밝혔다.

연구원 측은 이런 사실을 사고 발생 3개월이 지나도록 숨겨오다 이달 6일 과학기술부와 IAEA에 신고했다.

대책팀을 만들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는 과기부는 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위험물질 관리 부실을 문제 삼아 연구원 관계자들을 의법 처리할 방침을 세웠다.

우라늄 소각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원자력 전문가는 “천연우라늄의 경우 방사능이 많이 나오지 않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전문가는 “이번에 소각된 우라늄 중에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쓰이는 3∼5%의 농축우라늄보다 농축도가 높은 10% 농축우라늄이 일부 들어 있어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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