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달러 자산 팔수도” 中, 美 겨냥 폭탄선언

  • 입력 2007년 8월 1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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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외환 보유국인 중국이 미국 의회의 위안화 가치 절상 압력에 맞서 1조3300억 달러에 이르는 달러 자산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핵폭탄 선언’을 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텔레그래프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정책은 핵심 싱크탱크와 학자들에 의해 종종 외부로 공표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최근 중국 정부 산하 2개 연구기관의 고위 관계자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경고가 나왔다”고 전했다.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 금융연구소 샤빈(夏斌) 소장은 지난주 “‘베이징(北京)’의 외환보유액은 (위안화 절상과 관련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은 결코 세계의 금융 질서에서 모든 사람이 바라지 않는 일이 벌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중국사회과학원 국제금융연구센터 허판(何帆) 부주임은 8일 “중국 정부는 원한다면 미국 달러화를 붕괴시킬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위협의 강도를 높였다.

중국의 고위 관료가 외환보유액의 정책 변화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4000억 달러의 미국 국채를 포함해 90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채권을 여차하면 팔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이 달러 자산을 대량 매각하면 달러 가치가 대폭락하고 나아가 미국 경제를 불황에 빠뜨릴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달러 자산을 10%만 매각해도 나머지 외환 자산이 가격 추락에 따른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어 실제 이런 위협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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