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 “아이비(IB)는 내 운명”

  • 입력 2007년 8월 1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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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투자은행(IB)본부의 자본투자팀 11명은 올해 투자한 프로젝트 한 건으로 398억 원을 벌어들였다.

국내 재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사모펀드에 185억 원을 투자해 원금의 두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둔 것. 직원 한 명당 36억 원이 넘는 영업수익을 올린 셈인데, 이 은행 지점 한 곳의 1년 영업수익 25억 원보다 큰 금액이다.

이처럼 위력적인 IB업무의 수익성 때문에 국내 은행들은 IB를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IB는 예금을 유치해 자금을 조달하는 상업은행과 달리 투자(Investment) 형태로 기업에 자금을 제공(Banking)한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ABS), 해외 유가증권 투자 및 인수, 인수합병(M&A) 주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예를 들어 선박금융팀 IB 직원은 선박회사 고객을 만나 수십억 원이 넘는 배를 구입하기 위한 금융구조를 짜고 대출해 준다. 이 때문에 국제금융 지식은 물론 프로젝트 해결 능력과 외국어가 IB 직원의 자질로 요구된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이 IB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통합 이전 기업금융이 강하던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국제금융 업무를 2000년 투자금융부로 합친 뒤 올해 4월 130명의 전문 인력을 갖춘 IB본부를 발족시켰다.

경남기업이 베트남에 최고층(지상 70층)으로 짓는 ‘경남 하노이 랜드마크 타워’ 투자에도 참여해 9일 협약식을 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 노하우를 축적한 산업은행은 파생상품 거래와 M&A 자문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 외국계 IB 서울사무소 등 26곳을 모아 ‘서울 IB포럼’이라는 단체도 만들었다. 서울대와 함께 IB 전문 교육과정도 준비 중이다.

이 밖에 신한은행은 최근 자사(自社)의 홍콩IB센터에 프라이빗뱅킹(PB)팀장을 파견해 해외 고객관리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동남아시아의 IB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투자은행 (Investment Bank)

투자 형태로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기구. 유가증권 인수 등의 투자 방식을 통해 수익을 낸다.

-우리은행산업은행
국내 IB 인력130명501명
특징4월 본사 IB본부 발족, 지난해 홍콩IB법인 설립2월 지식서비스산업실 신설, 아시아리스크지 선정 ‘2007년 아시아 10대 파생금융회사’
주요 성과사우디아라비아 담수 프로젝트 프로젝트파이낸싱 참여두산인프라코어의 미국 중장비업체 ‘잉거솔랜드 보브캣’ 인수금융 담당
자료:각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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