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17년의 구애, 17년의 악몽

  • 입력 2007년 8월 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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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우연히 길에서 만난 여성을 17년 동안이나 따라다니며 협박과 폭행을 일삼은 30대 남성이 결국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됐다.

신모(37) 씨와 A 씨의 악연이 시작된 것은 1991년. 신 씨는 대학 축제 기간 중 길을 지나던 선배 A 씨를 본 뒤 집요한 구애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구애가 거듭 거절당하자 A 씨의 전화번호와 e메일 주소를 알아낸 뒤 e메일과 전화 공세로 A 씨를 괴롭혔다. 신 씨의 열렬한 구애에도 A 씨의 외면이 계속됐고 신 씨의 사랑은 과도한 집착과 거친 폭력으로 변해 갔다.

A 씨가 결혼한 1996년부터 잠시 뜸해졌던 신 씨의 스토킹은 2000년에 다시 시작됐다. 신 씨는 A 씨의 남편에게까지 e메일을 보냈다. 신 씨는 이후 A 씨에게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폭행한 혐의로 네 차례나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A 씨에 대한 집착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올해 3월 신 씨는 A 씨에게 “복수하겠다”며 A 씨를 밀어 길바닥에 넘어뜨리고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구회근 판사는 “거듭된 처벌에도 반성하지 않고 ‘스토커’ 행각을 벌이며 피해자와 그 가족의 평온한 생활을 해쳤다”며 신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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