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투자펀드 스틸파트너스, 日기업 적대적 M&A안돼”

  • 입력 2007년 8월 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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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미국 투자펀드 스틸파트너스의 일본 내 적대적 인수합병(M&A)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7일 스틸파트너스가 식품회사인 불도그소스의 매수방어책 발동을 정지시켜 달라며 낸 특별항고를 기각했다. 적대적 M&A 방어수단을 둘러싼 시비에 대해 최고재판소의 판단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기업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특정 주주를 차별적으로 취급해도 주주평등원칙에 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불도그소스는 스틸파트너스가 시장에서 주식을 공개 매수해 경영권을 장악하려 하자 지난달 11일 스틸파트너스를 제외한 모든 주주에게 주당 3개의 신주예약권을 배당하는 방어책을 발동했다.

스틸파트너스는 주주총회가 불도그소스의 결정을 승인하자 “주주평등원칙에 위배된다”며 가처분신청을 냈다. 그러나 최고재판소에 앞서 1, 2심 재판부도 스틸파트너스의 신청을 기각했다.

최고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스틸파트너스는 불도그소스 이외의 기업에 대해서도 적대적 M&A를 시도하기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산업계는 최고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했지만 일각에서는 외국자본이 일본 자본시장에서 철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스틸파트너스는 2002년경 일본에 진출한 뒤 지금까지 30여 개 일본 기업의 주식을 사 모았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과 연합해 KT&G의 경영권을 압박한 바 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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