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 ‘中텃세주의보’

  • 입력 2007년 8월 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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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세계 1위 야심에 한국이 희생양이 될 수 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9위에 이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2회 연속 톱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 선수단에 ‘중국발 빨간 불’이 켜졌다. 한국이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올림픽 세계 제패를 노리는 중국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최규정 체육과학연구원 전문체육연구실장은 8일 “중국이 아시아권 국가를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실력이 엇비슷할 경우 홈 어드밴티지를 최대한 이용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동안 올림픽에서 홈 텃세 때문에 메달 색깔이 바뀐 경우가 꽤 있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 아테네 대회에서 금메달 32개를 획득하며 미국(36개)에 4개 차로 따라붙은 중국으로선 강대국인 미국이나 유럽 국가를 표적으로 삼을 경우 국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를 집중 공략할 것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체육과학연구원은 레슬링이나 유도, 권투 등 투기와 핸드볼, 하키 등 구기 종목에서 중국과 우리가 맞붙게 될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 기록경기와는 달리 심판 판정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기를 예의 주시해야 하기 때문.

실제로 아테네 대회 레슬링 그레코로만 남자 60kg급 금메달리스트 정지현(삼성생명)은 2005년 66kg으로 체급을 올렸지만 지난해 중국세계선수권에서 중국의 리옌옌이 66kg에서 금메달을 따자 올해 다시 60kg으로 체급을 내렸다. 미국 이란이 강세인 자유형에서 힘을 못 쓰는 중국이 그레코로만에 집중 투자해 리옌옌이란 스타를 키웠는데 굳이 맞대결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중국은 아테네 대회 전부터 여자 핸드볼(정형균 김갑수 강재원)과 하키(김창백) 등에서 한국인 지도자들을 영입해 선진 기술을 배우며 다른 쪽으로는 노골적으로 ‘타도 한국’을 외치고 있다. 하키는 세계 4강으로 금메달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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